민주당 대표경선을 흥행시킨 최고 공신을 꼽으라면 2위를 차지한 추미애 상임중앙위원이다. 소설 춘향전의 맛을 깊게하는 '향단이' 역할이었다.
그런 추 위원이 영입위원장에 애착을 보이고 있다. 영입위원장은 평소에는 별로 할일이 없으나 창당 전후나 총선 직전에는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로 꼽혀 추 의원이 욕심을 내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의 외부인사영입위원장이 정동영, 이부영 의원이란 점을 감안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민주당 불모지인 대구에서 명문 경북여고를 나와 민주당 깃발로 대권 도전 꿈을 가꾸고 있는 추 의원 처럼 정동영 의원 역시 전북의 명문인 전주고 출신이면서 우리당에서 대권 꿈을 키워가고 있는 일종의 라이벌이기 때문이다.
추 의원이 3일 기자간담회에서 "영입위원장을 꼭 하고 싶다. 당이 시켜주지 않으면 '정신적 영입위원장'이라도 하겠다"고 했다. 그는 "지도부에 이런 의사를 밝혔는데 주변에서 견제를 하는 것 같다"고도 했다.
이에 대한 민주당 지도부의 반응은 신통찮다. 권하는 원내대표는 하지 않고 엉뚱하게 영입위원장을 하려한다는 곱지않은 시각도 있다. 김경재 상임중앙위원은 "추 의원이 여러 면에서 정동영 의원을 의식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추 위원은 또 라이벌로 거론되는 강금실 법무장관을 추켜세워 또다른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는 이날 강 장관에 대해 "좋은 분"이라며 "97년 한 시사주간지에 강 장관이 나를 인터뷰하는 식으로 대담한 적이 있다"고 '인연'을 얘기했다. 그는 또 "(내가) 강 장관에 비해 여성성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있는 것 같다"며 '강효리'로 까지 불리며 인기를 끌고 있는 강 장관에 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민주당 한 당직자는 "'추다르크'가 '강효리'에게 관심을 갖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 아니냐"고 촌평했다.
공교롭게 우리당 정동영 의원도 같은 날 강 장관을 언급했다. 정 의원은 KBS 라디오에 출연해 "강 장관은 고향은 제주지만 수도권이나 서울에 나가도 경쟁력이 있다"며 "사실 이런 분들이 지역구에 나가 주셨으면 하는 희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강 장관의 강남 투입설에 대한 확인인 셈이다. 최재왕기자 jw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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