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민주당의 대구사랑

조순형 민주당 대표의 총선 대구출마 기자회견 이후 민주당에서는 저마다 '대구사랑'을 표시하고 있다.

대구시민의 '현명하고 용기 있는' 결단을 기대하는 말들도 쏟아내고 있다.

대구와 대구시민들을 향한 추켜세움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잘 봐달라"는 '주문'이기도 하다

추미애 의원은 지난 20일 대구에서 "조 대표가 살신성인의 자세로 숭고한 뜻을 보인 만큼 대구시민들도 정치개혁의 대열에 앞장서 주시기를 믿는다"고 말했다.

김영환 의원은 "조 대표 개인이 아니라 국가를 위해 대구 시민들이 일어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구 출신인 전성철 전 세종대 부총장은 "'정치는 봉사여야 한다'는 정신에 바탕을 둔 조 대표의 결단을 항상 시대를 앞서나간 '대구의 자존심'이 평가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민주당 사람들의 이같은 '과잉' 애정 표현에 대해 "대구를 뭘로 보고…"라는 역작용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아직 지역민들에게 민주당은 호남당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나라당 주변에서는 "평소 거들떠보지도 않다가… 대구 사람들이 핫바지냐"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비록 한나라당의 비판은 자신들만이 '독식'하던 잔치판에 조 대표의 출마 선언이 마치 "나도"라며 숟가락을 하나 더 얹으려는 데 대한 반발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하지만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6년간 여권에 까다롭기만 한 대구의 정치 풍토를 생각하면 그냥 해보는 '신소리' 만은 아니다.

조 대표의 트레이드 마크인 '쓴소리'일지도 모른다.

또한 "조 대표가 당선된다면 대단한 사건이 되지만 낙선한다면 '역시 대구는 지역주의 망령에 사로잡혀 있다'는 소리를 들을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소리도 있다.

대구 사람들 가운데 일부가 조 대표의 내구를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조 대표도 이같은 점을 의식한 듯 "우리가 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한다"며 "진심으로 대구시민에게 다가갈 것"이라고 했다.

조 대표와 민주당의 행보에 지역민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llddk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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