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과일 제값 못받아 뛰어들었죠

"이젠 신토불이(身土不二)가 먹혀드는 시대는 지났어요. 우리 농산물도 품질로 승부해야죠".

농수산부가 주관하는 농산물 파워 브랜드 전시회에 출품한 지역의 '팜 가이아(www.farmgaia.com)' 대표 신현숙(45.여.청도군 화양읍)씨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11년 전 남편의 직장을 따라 청도에서 농기계대리점을 하던 평범한 주부 신씨가 농촌 현실을 접하면서 본격적으로 농산물 관련 사업에 뛰어든 것.

"큰댁 과수원의 복숭아를 산지에서 먹으면 정말 맛있는데 서울에 가보니 최하위 등급을 받더라구요. 알고보니 대용량 포장으로 복숭아의 품질 관리가 안됐던거죠. 그때 5kg 단위 포장을 개발해 농가에 나눠줬더니 대번에 평가가 달라졌어요. 차별화된 우리 농산물도 제대로 평가받으려면 품질, 포장, 브랜드까지 3박자를 갖추어야겠다는 생각 뿐이었어요".

신씨는 그후 4년여간의 준비 끝에 지난해 6월 '팜 가이아'란 브랜드로 판매를 시작했고 최근엔 인터넷 과일쇼핑몰까지 개설했다.

과일종합 유통 브랜드 팜가이아가 강조하는 것은 과일의 '품질'과 그에 걸맞는 '포장'. 전국에서 친환경 농법을 지향하는 과일농가 70여곳을 선발, 물량을 확보하고 신씨가 직접 과일을 선별.포장한다.

양보다 질과 건강성을 따지는 요즘 트렌드에 맞게 과일포장 시 낱개 단위를 원칙으로 과일의 품질을 보증하며 스티로폼 대신 종이 포장을 하면서 친환경 포장을 실천하고 있다.

"외국 농산물은 철저히 품질을 선별하기 때문에 제값을 받을 수 있어요. 반면 우리는 아직 주먹구구식이죠. 비싸더라도 신선하고 맛있는 과일을 찾는 소비자들의 수준에 맞춰 품질과 포장을 고급화했습니다".

신씨는 해외 시장 분석을 통해 우리 과일이 유럽이나 미국 보다는 아시아인들의 입맛에 더 맞다는 결론을 내리고 아시아쪽 수출을 계획하고 있다.

"제값을 주는 만큼 농민들은 품질관리에만 신경쓰고 소비자들은 믿고 살 수 있도록 '믿음'을 판다는 생각으로 일해요. 소비자들도 이런 농가들을 믿어줬으면 합니다".

최세정기자 beacon@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