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장한어머니상(賞)이 달라져야 한다". 대학 때 여교수님이 자주 하시던 말씀이었다.
어머니 상은 대개 가난한 집에서 병든 시부모를 모시고 가계를 꾸려나가는 여인에게 주어졌다.
장한 일이긴 하나 가부장적 전통에 철저한 어머니 모습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는 이러한 인식은 전환이 필요하다는 강조였다고 기억된다.
가부장적 전통의 모습에서 벗어나는 어머니는 '나쁜' 어머니였다.
'나쁜' 어머니의 자녀들은 모성애를 목말라하면서 자신의 어머니를 원망했다.
2002년에 개봉된 이정향 감독의 영화'집으로'는 전형적인 한국의 어머니 모습을 보여준다.
하필 외할머니일까. 손자의 투정과 못된 버릇을 다 받아주기만 하는 외할머니는 어머니의 연장이다.
관객들은 어머니의 향수에 젖어 돌아갔다.
그래서 이 영화는 현대의 어머니들에게 '나쁜' 영화가 될 수밖에 없다
이에 반해 1999년 윤인호 감독의 영화 '마요네즈'는 다른 어머니 모습을 보여준다.
최진실과 김혜자 두 사람이 각각 모녀로 배역을 맡아 전개해 나가는 이 영화는 전통적 한국의 어머니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영화 속의 어머니는 문학과 외국 배우에 심취하고, 계절에 취하기도 하는 그야말로 자기 삶을 살고 싶어하는 '여인'이다.
이기적이고 철없다는 혹평을 받는 어머니이기도 하지만 그녀도 한 사람의 여성이라는 점을 말하고 싶어하는 작품이다.
요즘의 젊은 어머니 모습도 그리 긍정적인 평을 받는 것만은 아닌 것 같다.
목적과 성취 지향적이란 말로 표현되는 교육열정이 결국 자신의 욕망 채우기의 단면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현대 사회에서 여성 특히 어머니에 대한 평가는 사회적 비난의 수준이 되기 일쑤다
이는 한국이 산업사회로 전환하면서 남성은 사회라는 공적 영역에, 여성은 사적 영역인 가정에 국한시키면서라고 볼 수 있다.
이 두 영역을 연결하는 끈은 남자와 여자 두 사람의 사랑이었다.
즉 사회와 가정을 낭만적 사랑이라는 개인적 책임으로 지워놓았던 것이다.
이는 사회의 책임 회피이다.
어머니 자신의 삶이든, 자녀의 교육문제든, 가정의 행복까지 이제는 사회의 책임과 개인의 책임을 구별해야 할 때이다.
어머니의 어깨에 올려놓은 짐들 중 얼마나 많은 부분이 사회의 것인지 모른다.
정금교(대구 만남의 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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