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시향 객원지휘자에 박탕 아들 선정 '눈총'

대구시립교향악단의 상임지휘자 박탕 조르다니아가 지난 2002년에 이어 다시 아들을 대구시향 정기연주회의 객원지휘자로 정해 눈총을 받고 있다.

12일 오후 7시30분 대구문예회관 대극장에서 열리는 대구시향의 제302회 정기연주회에서는 박탕 조르다니아의 아들인 기오르기 조르다니아(40.사진)가 객원지휘를 맡는다.

이날 대구시향은 기오르기의 지휘로 베토벤의 '피아노협주곡 3번'과 차이코프스키의 '로코코풍의 주제에 의한 변주곡', R 쉬트라우스의 교향시 '틸 오일렌슈피겔의 유쾌한 장난 작품 28' 등을 연주한다.

그루지아 공화국 출신인 기오르기는 그루지아 국립챔버오케스트라의 상임지휘자이며 2001년 9월 우크라이나에서 열린 '박탕 조르다니아의 새천년 국제지휘 콩쿠르'에서 우승했고 그루지아 국가상을 받은 인물. 그는 아버지가 대구시향에 부임한 2002년에도 대구시향에 정기연주회에서 객원지휘를 맡아 논란이 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대구시립예술단 부단장인 홍종흠 대구문예회관장은 "'실력 여부를 떠나 상임지휘자의 아들을 객원지휘자로 두번씩 내세우는 것은 한국 정서에 맞지 않으며 시민에게 다양한 음악을 제공해야 한다는 점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견해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홍 관장은 "그러나 박탕 조르다니아는 '외국에선 이같은 일이 전혀 문제될 것 없다.

기오르기는 한번만으로는 충분한 기량을 선보이지 못할 만큼 실력이 있다'면서 뜻을 굽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침체 일로를 겪고 있는 대구시향이 지휘자와 단원간 불협화음에다가 객원지휘자 선정 문제를 놓고 다시 시비가 일고 있는데 대해 지역 음악계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대구지역의 한 원로음악가는 "객원지휘자 및 협연자 선정이 상임지휘자의 고유 권한이라 할지라도 친척을 무대에 올리지 않는 것은 상식에 속하는 문제"라며 "오는 4월이면 전국의 교향악단들이 모이는 교향악축제가 열리는데 이처럼 침체된 분위기가 걱정스럽다"고 했다.

김해용기자 kimh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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