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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무당의 고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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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않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오늘날, 무당은 여전히 보이지 않는 부분을 다독거려주며 고통과 슬픔에 사로잡힌 보통사람의 상담자와 해결사가 되고 있다.

일부 기자와 민속학자들은 그런 모습을 관찰하고 분석해왔다.

무당은 기자나 민속학자들의 눈과 입을 통해서야 자기의 경험을 세상에 전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해경 무당은 대변자를 거절했다.

그녀가 얼굴 맞대고 넋두리하듯 쓴 책이 '혼의 소리 몸의 소리'(솔과학)이다.

이 책은 무당의 내면세계를 그대로 보여준다.

무당으로서의 특별한 경험들이 무당 자신의 목소리에 실려 생생하게 다가온다.

가령 내림굿에서 작두를 탄다.

날카로운 작두날 위에서 이리저리 춤추는 것이 어떻게 가능할까? 그때 무당의 심정은 어떨까? 이해경 무당은 그 순간의 두려움과 설렘, 의기양양함을 실감나게 그린다.

경험 당사자만이 가능한 일이다.

록뮤직과 김대환 선생의 북소리를 좋아하고 강은일의 해금 연주를 듣고 펑펑 울기도 하는 무당. 남자를 보고 첫눈에 반하기도 하는 무당. 황해도 굿과 문화예술공연을 접목시키는 예술무당. 그러나 무당으로의 길은 여느 무당과 다르지 않다.

이 책은 시시콜콜한 자기 과거를 늘어놓아 눈물샘을 자극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솔직함과 용기가 이 책의 미덕이다.

투자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하여 어린 자식으로 하여금 내림굿을 받게 할 정도로 타락한 무당세계를 고발한다.

무당세계에서도 젊다는 것은 아름답게 보인다.

그녀가 자본주의의 검은 손으로 전락한 동료 무당을 향해 고함칠 수 있었던 것은 자기를 되돌아보는 데 진지했기 때문일 것이다.

"신을 모시면서 나는 많은 시행착오를 했다.

혼란과 갈등은 여전하다.

변하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 알 수 없는 미지의 세계를 왕래하며 살아가는 내 삶의 혼란이 나를 버겁게 한다.

진정한 무당이 무엇인가를 생각하면 또다시 힘이 든다".

이강옥 영남대 교수.국어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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