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자 얼굴 좀 봅시다".
바야흐로 총선 시즌이 도래했으나 선거특수 실종 만큼이나 후보자들의 '몸놀림'이 예전만 못하다.
이번 총선이 한나라당 대 열린우리당 대결로 판세가 짜여지면서 인물론이나 정책대결 분위기가 희석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무소속 후보들은 내심 출마를 포기하자니 준비해온 시간이 아깝고, 적극 나서자니 분위기가 좀체 일지 않아 발을 구르고 있다.
또 정당 후보들도 규제가 엄해진 선거법 탓으로 정당연설이나 대중유세가 봉쇄돼 일단 몸으로 부대끼고 있지만 "후보등록만 하고 선거운동을 안 할 셈이냐"는 유권자의 질책을 듣기 일쑤다.
특히 4개군이 한데 묶인 영양.영덕.울진.봉화 선거구는 후보들이 예사로 욕을 억어먹고 있다.
모 정당 후보는 지난 4일 봉화군 석포리를 찾았다가 핀잔을 들어야 했다.
마을 노인들이 "지금까지 뭐하다가 이제사 왔노"라고 나무라는 바람에 얼굴만 구겼다.
한 노인(64)은 "솔직히 후보 얼굴을 처음으로 봐 반갑기도 하지만 그래도 선거철인데 너무한 게 아니냐"고 질책했다.
다른 정당 후보는 3일 영덕 강구에서 선거운동을 시작, 영해-후포-축산을 거쳐 울진 온양과 죽변, 영양 수비, 봉화 춘양까지 하루 동안에만 수백km를 돌아 다녔다.
남은 선거기간 동안 면 소재지 나마 모두 찾아갈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정도다.
그러나 곧잘 유권자들로부터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다"는 야단을 맞곤한다.
이 후보는 "새벽부터 아무리 돌아다녀도 선거구가 워낙 넓기 때문에 모든 지역을 다 찾아가기란 불가능하다"며 "그런데도 주민들에게 왜 지금 왔냐는 소릴 들을 땐 울고 싶어진다"고 토로했다.
포항 남.울릉 지역구 후보들은 울릉도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
가자니 멀고, 그렇다고 내버려 둘 수가 없기 때문. 법정 선거기간 중 적어도 한 번은 울릉도에 가는 게 '도리'지만 일정을 잡기가 여의치 않다.
당연히 울릉도 주민들은 선거철 마다 새삼 소외감을 곱씹고 있다.
모 정당 후보는 "후보등록을 하고 짬을 내 1박2일 일정으로 울릉도에 다녀올 생각"이라며 "그러나 솔직히 선거에 도움이 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다른 정당 후보는 "지난달 중순쯤 울릉도에 갔다와서 선거기간 중엔 못갈 것 같다"며 "왠지 울릉도를 포기하는 것 같이 비춰져 신경이 쓰인다"고 말했다.
모두 6명의 후보가 나선 대구 동구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도.농 복합지인데다 자연부락이 많아 후보의 손길이 미치지 못한 지역이 많기 때문이다.
5일 자연부락이 밀집한 동구 평광.도동 일대를 찾은 모 정당 후보는 "농사철이라 가가호호 방문해도 사람이 없어 주로 들로 찾아다닌다"며 "그래도 '왠일로 왔냐'는 말을 들으면 송구스러워 진다"고 말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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