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성미의 영화속 정신의학-미스터 존스

'미스터 존스'는 조울병 환자의 임상 양상과 심리를 다루고 있다.

조울병의 의학적 진단명은 '양극성 장애'이다.

한 남자가 공사장 난간에 올라가 새처럼 날겠다며 아찔한 행동을 한다.

은행원보다 계산이 빠르고, 큰돈을 남에게 쾌척하고, 피아노 음악에 매료되어 즉흥적으로 피아노 두 대를 사들인다.

그는 여러 여자를 유혹하여 성관계를 가지며 쾌락 욕구를 억제하지 못한다.

들떠 노래를 부르며 길거리에서 춤을 춘다.

말이 많고 자신만만하다.

비행기나 음악 등 주변 자극에 아주 예민하다.

지나치게 낙관적이고 잘난 척한다.

연주회에서 청중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무대 위로 뛰어올라가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등 충동을 억제하지 못한다.

결국 그는 경찰에 의해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된다.

입원해서도 주치의인 여의사 보웬을 유혹하려 든다.

그의 이름은 존스. 35세, 미혼 남자다.

존스는 양극성 장애, 조증 상태다.

조울병은 고양된 기분과 우울한 기분이 번갈아가며 나타날 수 있는 기분장애로, 대뇌의 세로토닌과 도파민의 기능 장애로 인한 일종의 뇌장애다.

그러므로 정신약물학적인 치료가 필수적이며, 생활 스트레스와 정신적 갈등에 대한 정신치료가 함께 요구된다.

조울병은 치료될 수 있고, 충분히 정상적인 생활과 자아실현이 가능하다.

병을 인정하지 않고 치료를 거부하던 존스가 어느 날 갑자기 우울해진다.

자신은 무가치하고 살아있을 이유가 없다며 자살을 시도한다.

조증은 우울증의 또다른 얼굴이다.

보웬은 조울병은 뇌의 화학적 불균형의 결과라고 설득하며, 약물치료를 권유한다.

보웬의 끈질긴 노력으로 존스는 마음의 문을 연다.

우울기에는 환자가 치료에 더 협조적이다.

공허하며 불안해서,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은 심정이 간절하기 때문이다.

존스는 20대 초반에 조울병이 시작되었다.

잦은 재발로 인해 사랑하던 여자도 지쳐 떠나버리고, 그는 영특한 사람이었으나 자신을 발전시킬 수 없었다.

조증은 잃어버린 사랑에 대한 고통스런 감정 반응이다.

이들은 사랑을 되찾기 위해, 사랑에 대한 자신의 초라한 의존심을 부정하기 위해 조증적, 과대적 방어를 사용한다.

한편 애인에게 버림받아 외롭던 닥터 보웬은 섬세하고 매력적인 인간 존스에게 감정적으로 끌린다.

그녀는 존스를 버린 옛 애인을 수소문하여 만난다.

존스라는 한 남자의 인생이 궁금해진 것이다.

존스는 보웬의 이런 행동을 오해한 나머지 격정적인 다툼을 벌인다.

그후 두 사람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며, 의사-환자 관계의 선을 넘고 만다.

환자와 관계를 맺은 보웬은 의사 윤리에 대한 심각한 고민을 한다.

결국 사직서를 던지고 존스와의 사랑을 선택한다.

의사나 환자나 모두 인간이다.

그래서 의사도 치료 도중 환자로 향한 강한 느낌이 생길 수 있다.

나도 매일 새로운 환자를 만난다.

정신과 의사는 환자와 이런 느낌이 생길 수 있는 근원에 대한 지속적인 성찰이 필요하다.

마음과마음정신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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