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금 세계는-(5)프랑스

국익.전통 보존 국가적 지침 마련

프랑스는 미래를 어떻게 준비하는가?

언뜻 보기에 프랑스가 미래를 준비하는 방법은 그에 대해 관심깊게 지켜보는 사람들을 당황하게 하는 어떤 면을 가지고 있다.

사실 프랑스는 오래전부터, 그리고 모든 영역에 걸쳐서 때로는 상식에조차 반하는 처신과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노동시간은 서서히 감소되어 프랑스 임금노동자들을 여가의 세계에서 챔피언으로 만들었다.

기초와 응용분야의 연구에 할당되는 국가수익의 분배는 감소되었다.

공공서비스는 고집스레 유지되어 왔고, 꼭 필요한 사기업화는 할 수 있는 한 지연되어 왔다.

특히 보수적인 조합운동은 모든 '사회적 수익'을, 그리고 집단적인 지하고용에도 불구하고 실업수당을 맹렬하게 옹호한다.

소심하거나 혹은 민중선동적인 정치계급은 사회적 소득, 연금, 의료보험 등의 필요한 개혁에 제동을 건다.

늘어나는 세제와 별도예산에도 불구하고 공공사회의 적자, 늘어나는 빚, 미래세대에 대한 부담은 커져가고 있다.

미디어들은 빈번히 반세계화운동, 반자본주의운동을 지지하고 세계화를 통해 얻은 경제적, 사회적 교류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모든 문제에도 불구하고 프랑스는 여전히 21세기의 시작부터 주목할만한 행동들을 실현해나가고 있다.

인구가 격감하는 유럽에서 프랑스의 출생률은 아직 비교적 괜찮은 편이다.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세계에서 가장 높고, 여전히 세계 4번째 생산국과 수출국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산업은 독자적 혹은 협력으로 TGV부터 아리안로케트, ADSL, Queen Mary 를 거쳐 에어버스 A380까지 첨단 기술생산품들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르노-닛산, 현재는 한국의 삼성에까지 확장된 합작의 예가 보여주듯 세계적 차원에서 대담한 작업들을 이루어낸다.

ACcord나 Carrefour같은 3차 산업은 세계화의 주역이 되고 있고, 유행, 사치, 요리 등의 화려함 뿐만 아니라 프랑스가 지닌 예술과 삶의 감미로움은 이 나라를 세계적 관광대국으로 만들어준다.

또한 프랑스는 세계인의 눈에 자유라는 보편적 메시지의 조국으로 남아있다.

국경없는 의사회의 '프랑스 의사들'은 절망으로 가득찬 세계 곳곳을 찾아간다.

집단행동과 국가적 행동사이의 이런 강력한 모순에는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이는 단지 외관상의 모순일 뿐이다.

사실 프랑스는 오래전부터 정치지도자들의 범용함에도 불구, 결국에는 프랑스의 이익에 일치하는 근본적이고도 전략적인 선택을 하면서 장애를 헤치고 잘 버티고 있다.

가끔은 폭력적이고 빈번한 사회갈등도 겪지만 기수는 결코 방향을 잃어버리지 않는다.

프랑스는 50년 전부터 국가적 행동의 지침이 되는 세가지 선택을 해오고 있다.

우선 프랑스-독일의 파트너십에 의한 유럽 건설 의지이다.

유럽연합의 실현은 프랑스에 있어 식민제국을 대체하는 것, 즉 2차 세계대전 이후 잃어버린 세계 속에서의 정치적 역할을 대체하는 것이며 동시에 현재, 그리고 부상하는 강대국과 동일한 게임을 할 수 있는 큰 정치집단을 대체하는 것이다.

프랑스는 독일과 손잡고 유럽연합을 통해 세계적 지도자의 역할을 하려는 야망을 갖고 있다.

프랑스가 세계 속에서 자국의 경제적 이익을 옹호하고 동시에 세계무역에서 자신의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노력하는 것도 이 유럽연합을 통해서이다.

두 번째는 세계화 도전에 부응하기 위해 앵글로 색슨의 모델과는 반대되는, 즉 사회적,경제적 차원에서 국가가 강하게 통제하는 프랑스적 전통에 일치하는 개방시장형태의 경제를 선택한 것이다.

국가의 개입은 합리적이고 효용성있는 인프라 구조의 창출뿐 아니라 석유시장의 동요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 독립적인 에너지체계, 높은 비용을 지출하더라도 아주 만족할만한 보건체계, 증권시장의 요행을 벗어나는 퇴직연금의 구성에서 잘 드러난다.

또한 경제의 세계화는 중간정도 심지어 조촐한 규모의 기업에까지 모든 기회를 주기 때문에 공동체적 제약의 한계 속에서도 몇몇 경쟁력있는 특수분야에서 유럽 또는 국가적인 산업챔피언을 만들어내고 있다.

세번 째 전략적 선택은 프랑스의 문화적 정체성을 지키는 것이다.

정보와 의사소통의 세계화에 의한 전세계적 단일화에 맞서 프랑스는 문화적 자산의 미국화에 저항하며 프랑스를 독자적으로 만드는 것, 즉 언어, 문화, 영화 등을 보존하려고 애쓴다.

경제적 차원의 불리한 조건을 독창성과 창조성에 의해 보상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며 몇몇 우수한 분야에서 '프랑스적 예외'로 불리는 것을 보호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프랑스 국민들은 이 세가지 전략들이 프랑스의 미래를 보장해 줄 수 있는 열쇠라고 인식하고 있다.

급속하게 평등화되고 있는 세계에서 프랑스의 미래가 과거만큼 빛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프랑스의 영속성을 보장하고 세계의 각축장에서 중요하고 존중받는 국가로 남기 위해 21세기의 행진 속에서 프랑스의 국익과 전통과 열망들을 보존하고자 하는 것은 이 세가지 방식에 의해서이다.

*프랑소와 빌제(Franξois Bilger)

△1934년생 △소르본느 경제학 석,박사 △프랑스 경제협회,유럽경제연합 회원 △스트라스부르 부시장 △경제연구센터 소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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