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회 전국연극제가 지난 2일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폐막됐다.
18년 만에 대구를 찾은 이번 연극제에 지역 연극인들이 거는 기대는 컸다.
이번 기회에 대구연극의 우수한 역량을 확실히 각인시켜 지난해부터 지역에 불고 있는 뮤지컬 바람에 편승, 지역 연극계를 활성화한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지난 2001년 제주에서 열린 제19회 전국연극제에서 대상을, 20회엔 금상(2위), 21회에는 은상(4위)을 수상하는 등 최근 열린 전국연극제에서 대구연극의 가능성을 확인했던 터라 더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대구대표 극단은 전국 15개 시.도 극단과 경합을 벌여 6위에 해당하는 은상(한국연극협회이사장상)을 수상한 것. 이에 대부분의 지역 연극인들은 "개최 지역이라는 프리미엄까지 있었는데 이런 결과에 그친 것은 만족할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게다가 '조통면옥'의 심사평도 기대이하였다.
한 심사위원은 "재치 있는 상황 설정과 기본적인 연기 역량이 엿보였지만, 과장되고 어수선한 무대 활용이 극적 재미를 반감시키는 등 예년에 보여줬던 대구연극의 수준보다 떨어지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한 연극인은 "지난 1월 대구연극협회의 새 집행부가 들어서면서 불거진 연극인들간의 반목으로 인해 지역 연극계가 두 동강 나게 된 것이 이런 결과를 초래한 원인"이라고 했다.
한쪽 연극인들만의 '반쪽짜리' 행사로 전락한 대구연극제에서 전국연극제에 참가할 진정한 대구대표 극단을 뽑을리는 만무했다는 얘기였다.
이번 전국연극제는 둘로 갈라진 지역 연극인들에게 대통령상보다 더 값진 선물을 내놨다.
뼈를 깎는 반성의 촉매제가 됨은 물론 만고불변의 교훈까지 줬으니.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pench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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