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3시 10분쯤 구미시 해평면 일선교 위에서 경영난에 시달리던 중소기업 사장 김모(36.구미시 봉곡동)씨가 임신 8개월의 아내 금모(35)씨와 딸(4)을 다리 아래 낙동강으로 떨어뜨린 뒤 자신도 강물로 투신했다.
김씨는 가족들을 승용차에 태우고 일선교 위를 지나다 갑자기 핸들을 꺾고 낙동강으로 추락하려 했다. 그러나 다리 난간에 걸려 투신이 실패하자 김씨는 먼저 어린 딸을 10여m 아래 강물에 던졌다. 이어 달아나던 임신 8개월의 아내 금씨를 붙잡아 다리 아래로 밀어 떨어뜨렸고 자신도 강물로 뛰어들었다.
마침 다리 아래에서 일하던 건설 공사장 인부들이 이를 목격하고 강물에 빠져 사경을 헤매던 금씨와 김씨를 구조했다. 그러나 깊이 1.5m의 강물에 떠내려간 김씨의 어린 딸은 구미소방서 119구조대와 경찰이 수색에 나선지 2시간여만에 사고지점으로부터 1.5km 아래 쪽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금씨는 임신 8개월째로 병원에서 긴급 치료를 받았고 태아도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조사 결과 김씨는 10여년 전부터 칠곡군 북삼면에서 전자부품 업체 ㄷ실업을 운영해 왔으며, 최근 3억여원대로 늘어난 빚에다 경영 악화로 고민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김씨가 운영한 ㄷ실업은 4, 5년전까지 종업원만 20여명이 넘고 월 매출액도 1억여원에 이를 정도로 유망 중소기업이었다. 그러나 4년전 불이 나 공장건물이 전소되면서 김씨의 시련이 시작됐다. 공장이전 자금과 직원 퇴직금,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은행 대출에다 사채까지 끌어다 쓰면서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김씨는 재기를 위해 아내 금씨, 직원 5명과 함께 밤낮없이 일했다. 희망이 보이는 듯 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불어닥친 경기침체에다 올들어 원자재 값 상승과 유가 폭등이 겹치면서 주문량이 급격히 줄었고 공장 경영은 최악의 상태로 치달았다. 하루가 멀다하고 은행과 사채업자들로부터 빚을 갚으라는 독촉장이 날아들었다. 고민을 거듭하던 김씨는 일가족 자살이란 방법을 택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10일 구두가게를 운영하던 양모(34.울진군 근남면)씨도 빚에 쪼달려 아내와 딸 등 가족 4명을 승용차에 태우고 울진읍 온양리 방파제아래 바다로 뛰어들어 모두 숨졌다.
구미.엄재진기자 2000j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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