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위기의 남자' 신기남 의장

열린우리당 신기남(辛基南) 의장이 고민에 빠졌다.

당은 당대로 일사불란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청와대와의 관계는 냉기류에 빠져들고 있는데 이렇다 할 해법이 없기 때문이다.

신 의장은 11일 이라크 파병 문제를 논의하는 정책의총에서 "더 이상 일사불란한 여당은 없다"며 "소속 의원들의 다양한 의견 제기는 있을 수 있지만 금도를 넘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당내 파병 재검토론자들에게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이다.

최근 불거진 총리 지명문제도 신 의장의 리더십을 흔들만한 사건이었다.

신 의장을 비롯한 지도부가 김혁규 전 경남지사의 총리 지명 반대 여론을 불식시키려 노력했지만 끝내 무릎꿇고 말았다.

특히 6.5 재보선 선거결과에 대한 지도부 인책론은 신 의장 체제에 대한 당내 비판의 결정판이다.

비당권파들에 의해 제기된 인책론은 상임중앙위원회에서 가까스로 무마됐지만 일부 의원들은 여전히 인책론을 제기하는 등 언제든지 다시 불거질 여지는 남아있다.

엇박자를 내고 있는 당.청 관계는 신 의장의 리더십에 상처를 내고 있다.

최근 우리당이 총선 공약으로 내건 분양가 원가 공개에 대해 대통령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보인데 대해 당내 불만이 적지 않지만 지도부는 함구하고 있다.

당내 불만을 적극적으로 나서 해결하기 보다 눈치만 보고 있다는 당내 비판이 있다.

이에 따라 당 일각에서는 신 의장 체제의 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다.

지난 중앙위원회에서 조기전당대회안이 채택되지 않은 것이 반드시 1, 2월 정기전당대회 개최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일각의 관측이 있다.

신 의장이 향후 당내 반발을 진정시키고 개혁을 추진하는 리더십을 보이지 못할 경우 정기국회 이후인 10, 11월 전당대회 개최론이 재연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따라서 신 의장은 지도부 유임이 결정된 직후 기자회견에서 밝힌 개혁 드라이브 작업을 서둘러야 할 처지다.

개혁활동을 통해 당 장악력을 높이겠다는 복안인 만큼 개혁의 성공여부가 현 지도부의 항로와 직결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박상전기자 mikypark@imaeil.com

사진 :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한 신기남 당의장이 굳은 표정으로 생각에 잠겨 있다. 김영욱기자 mirag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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