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단 '두골' 프랑스 구했다

유럽축구선수권 조별리그서 역전승

디펜딩챔피언 프랑스가 90분 경기가 끝난 인저리타임 3분동안 한편의 드라마를 연출하며 '축구 종가' 잉글랜드를 격침시켰다.

잉글랜드로서는 어처구니없는 역전패였다.

앞서 개최국 포르투갈은 그리스와의 개막전에서 파상공세를 펼치고도 1대2로 무너졌다.

프랑스는 14일 새벽 포르투갈 리스본 루즈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04) B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후반 인저리타임 지네딘 지단의 프리킥 동점골과 페널티킥 역전골로 잉글랜드를 2대1로 제압했다.

프랑스는 B조 4개팀 중 유일하게 승리를 챙겨 조 1위로 올라섰고 A매치 19경기 무패행진을 이어가며 사상 첫 대회 2연패를 향해 진군했다.

이날 승패의 운명은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로 군림하고 있는 잉글랜드 데이비드 베컴과 프랑스 지네딘 지단의 발에 의해 갈라졌다.

후반 45분까지 0대1로 뒤지던 프랑스는 지단의 '황금발' 두 방에 힘입어 기사회생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 개막전 패배에 이어 다시 첫 판 패배의 악몽을 떠올리던 프랑스를 지옥에서 천당으로 구해낸 주인공은 '아트사커 지휘관' 지단이었다.

지단은 후반 인저리타임 아크 뒤쪽에서 얻은 프리킥 찬스에서 잉글랜드 골키퍼 제임스가 단 한발짝도 움직일 수 없는 신기의 오른발 킥으로 그물을 흔들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프랑스는 곧바로 1분 뒤 앙리가 상대 백패스를 가로채 문전으로 질주하다 골키퍼에 걸려 넘어져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지단은 네트 왼쪽을 꿰뚫는 킥으로 대역전극을 완성했다.

선제골은 잉글랜드의 몫이었다.

경기 초반 프랑스의 공세를 피해 역습 기회를 엿보던 잉글랜드는 전반 38분 페널티지역 오른쪽 외곽에서 얻은 프리킥 찬스를 베컴의 컴퓨터 크로스와 프랭크 램퍼드의 헤딩으로 합작해 골문을 열었다.

베컴이 문전을 향해 예리한 크로스를 올리자 램퍼드는 수비수들을 제치고 솟구쳐 올라 네트 오른쪽 상단을 갈랐다.

다급해진 프랑스는 후반 들어 최전방의 앙리에게 쉴새없이 크로스를 올리며 반격에 나섰으나 패스미스를 남발하며 그대로 무너지는 듯 했고 잉글랜드는 후반 28분 '신동' 루니의 단독 드리블로 페널티킥을 이끌어 내 승리를 굳힐 찬스를 잡았으나 베컴이 페널티킥을 실축,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했다.

베컴은 골문 왼쪽을 겨냥해 강한 오른발 킥을 날렸으나 볼은 방향을 예측한 프랑스의 민머리 골키퍼 파비앵 바르테즈의 다이빙 선방에 걸렸다.

또 B조 경기에서 스위스와 크로아티아는 경고 9개가 난무하는 격전 끝에 득점없이 비겼다.

그리스는 13일 포르투갈 포르투의 드라가우스타디움에서 진행된 A조 개막전에서 게오르기오스 카라구니스와 안겔리스 바시나스의 연속골로 주최국 포르투갈을 2대1로 눌렀다.

예선에서 스페인을 밀어내고 본선에 직행해 '복병'으로 지목됐던 그리스는 이로써 이 대회 본선에서 사상 첫 승전고를 울렸다.

주최국이 개막전에서 패한 것은 조별리그가 도입된 지난 84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김교성기자 kgs@imaeil.com

◆유로2000 조별리그 전적(13, 14일)

△B조

프랑스(1승) 2-1 잉글랜드(1패)

스위스(1무) 0-0 크로아티아(1무)

△A조

그리스(1승) 2-1 포르투갈(1패)

스페인(1승) 1-0 러시아(1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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