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런시각-미군 철수 대비못한 정부가 불안 야기

우리가 불안해하는 이유는 우리 군대를 믿지 못해서도 아니고, 일반적인 추측과 달리 '미군 재배치'가 장기적인 계획에 따라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진단을 불신해서도 아니다. 옛날 초등학교 교과서에서 배운 것처럼 적화 야욕을 불태우고 있는 '괴뢰군'이 당장 쳐내려올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은 아니다.

다만, 우리 정부가 철저하게 군사적으로 대비하지 못한 한 상태에서, 또 우리 국민이 아무런 불안감 없이 미군의 이동을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의 준비가 없는 상태에서 일부의 미군 철수가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별한 준비 없이 미군이 철수하고 남북한의 군사적 균형이 흔들리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기 때문에 국민은 불안해하고 있는 것이다.

미군 철수가 초래할 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과, 자주 국방을 위해서 우리가 부담해야 할 엄청난 군사비가 우리를 불안하게 한다. 엄청난 군사비 지출은 경제 성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고, 그러면 어려운 우리 경제가 과연 잘 버틸 수 있을까 하는 염려가 우리를 엄습한다.

자신의 수도에 외국군이 주둔하는 것을 자존심 손상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국민이 어디에 있겠는가. 불평등한 군사협정을 보고 마음 속 깊은 곳에서 분노를 느끼지 않는 국민이 어디에 있겠는가.

미군이 이 땅에 영원히 주둔하면서 우리의 안보를 지켜주길 바라는 사람은 없다. 미군은 일부 이동할 수도 있고, 아주 철수할 수도 있다. 다만 우리는 이러한 일이 지금과 달리 양국의 협의와 합의를 통해 이뤄지길 바랄 뿐이다. 그렇게 하는 것은 온전히 모든 책임을 지고 있는정부의 몫이다. 신중섭(강원대 교수·ㅁ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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