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년사> 희망의 새해를

김원기 국회의장

을유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7천만 국내외 동포 여러분 모두에게 건강과 행복이 가득한 한 해가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지난 한 해는 나라 안팎으로 변화도 많았고 어려움도 컸습니다.

그 중에서도 많은 국민들이 경제불황으로 큰 고통을 당하셨습니다.

우리 정치와 국회는 지난 해 17대 총선을 계기로 상당한 변화와 개혁을 이루었습니다만, 이같은국민적 어려움을 덜어드리고 국민들이 희망과 꿈을 갖게 하는데는 부족함이 컸다고 생각합니다.

입법부를 책임맡고 있는 사람으로서 국민에게 참으로 송구한 마음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지금 우리는 국내외적으로 엄중한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밖으로는 자국 이익을 최우선시하는 냉엄한 국제질서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북한 핵 문제와 남북관계를 어떻게 풀어가느냐에 따라 이 나라의 명운과 민족의 장래가 좌우될 것입니다.

나라 안으로는 무엇보다 경제회부과 민생안정이 시급합니다.

옛부터 '식위본(食爲本)'이라 하여 국민의 먹고 사는 문제를 국정의 최우선으로 삼았습니다.

더불어 우리 사회 곳곳의 갈등과 대립을 치유하고 국민통합과 대단결을 이룩해 나가는 일 또한 시급하고 긴요한 과제입니다.

남북 평화기조 정착의 중요성 또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는 지금 긴박하고 중차대한 시기를 맞고 있습니다.

어려움을 딛고 새롭게 도약하느냐, 영영 추락하고 마느냐가 지금 우리의 결의와 노력에 달려 있는 것입니다.

지금으로부터 꼭 일백년 전, 우리는 을사조약으로 국권을 상실했습니다.

그 후로 일백년 동안 우리 민족은 천신만고의 어려움을 겪어야 했습니다.

조국독립을 위해 수많은 애국지사들의 희생이 있었고, 국토 분단과 동족 상잔의 아픔을 겪었습니다.

폐허 위에서 나라를 다시 일으켜 세워야 했고, 많은 사람들이 민주화를 위해 피를 흘렸습니다.

나라의 주권을 빼앗긴 데서부터 우리 민족의 일백년 시련은 시작됐던 것입니다

역사는 과거사가 아니라 언제나 현재에 살아 숨쉬는 교훈입니다.

일백년 전 우리 민족은 근대화의 격랑 속에서 변화를 거부하고 시대의 진운을 외면했습니다.

그 대가는 참으로 가혹했습니다.

변화할 때 변화하지 못하고 갈등과 분열과 대립으로 국력을 소진한다면, 일백년 전의 뼈아픈 역사는 결코 과거로만 그치지 않을 것입니다.

해방 60년의 의미를 새기면서 새해에는 정치인과 국민 모두 비장한 결의로 더욱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무엇보다 정치와 국회가 역사와 국민 앞에 막중한 책무를 다해야 합니다.

국민의 지지 없이는 여야도 없고 정치도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 역사에 어느 한 해 중요하지 않은 적이 없었겠지만 2005년이야말로 나라와 겨레의 앞날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칠 가장 중요한 분기점의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희망과 용기를 가지고 더욱 힘차게 매진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우리에게는 저력이 있습니다, 지난 일백년의 시련을 이기고 오늘의 국력을 만든 지혜와 역량, 그리고 강한 의지가 있습니다.

우리는 지난 백년 고난과 시련 속에서의 끊임없는 도전정신을 바탕으로 반드시 더 큰 성취와 영광을 이루어낼 것입니다.

을유년은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정치, 신망받는 국회가 되는 원년이 되도록 저를 포함한 모든 관계자들이 최선을 다할 것을 간곡히 당부드립니다.

아무쪼록 2005년은 온 국민이 하나로 뭉치는 '화합의 한 해', 남북평화기조가 더욱 정착되는 '평화의 한 해', 경제가 불같이 살아나는 '희망의 한 해'가 되기를 국민 여러분과 함께 소망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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