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60년대 국악스타 CD 부활

김월하 정가 전집 발간

우리 전통 성악 장르인 정가의 최고 여류가객으로 칭송받던 김월하(金月荷·1918~1996) 선생. 1960년대 전성기를 꽃피웠던 국악계 스타이자 전통성악의 맥을 잇는 제자들을 길러낸 '정가의 어머니'였다.

올해 선생의 타계 10주기(음력 95년 12월)를 맞아 의미 있는 음반이 발매됐다.

월하문하재단(이사장 김경배)과 신나라가 제작한 '선가 김월하 정가 전집'은 선생이 생전에 남긴 37곡을 다섯 장의 CD로 엮었다.

"오래전부터 기획했던 사업이었습니다.

선생이 남기신 음원을 정리하는 데만도 몇 년이 걸렸어요. 10주기에 맞춰 선보일 수 있게 돼 기쁩니다.

"

경북대 교수인 김경배(65·중요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 예능보유자) 이사장은 국립국악원 국악사양성소(국립국악고 전신) 재학시절 월하 선생과 처음 인연을 맺은 후 혈육이 없던 선생을 줄곧 양어머니로 모셨다.

이번 전집은 선생이 타계하기 전 그에게 남긴 수많은 음원들을 정리해 내놓은 것. 여창가곡 한바탕 15곡, 시조 14곡, 가사 5곡, 시창 3곡 등 총 37곡으로, 이 중엔 최근에 발견한 '한양가' 등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곡들도 실려 있다.

김 이사장은 "사실 생전에 이분 만큼 음반을 많이 낸 분도 없었다"며 "이번 전집은 그동안 발매한 여러 장의 LP와 유품으로 남긴 음원을 CD로 정리해 보존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불우한 환경을 딛고 30대 중반의 늦은 나이에 정가에 입문한 월하 선생은 근검절약하는 생활로도 모범을 보여 바느질, 강사료, 공연수입 등으로 알뜰히 모은 전재산 50억 원을 모두 월하문화재단 설립을 위해 기부, 화제가 되기도 했다.

1991년 세워진 이 재단은 선생의 뜻을 받들어 각종 연주회와 후학, 장학생 양성 등정가 보존을 위한 여러 가지 사업을 펼쳐오고 있다.

10주기를 맞아 이번 음반뿐 아니라 6월 24일에는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추모음악회와 학술 세미나를 열 예정이며, 기념품으로 선생의 사진을 넣은 '다포'(茶布)도 제작한다.

김 이사장은 "정가가 무엇인지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 안타깝다"면서 "쉽게 감정을 드러내는 요즘 세대에겐 거부감이 들 수도 있겠지만, 언젠가 그 깊은 매력을 깨닫게 되는 때가 꼭 올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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