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나무야 나무야-숲의 경제적 가치

우리는 숲으로부터 많은 혜택을 받으며 살고 있다. 건축재, 종이, 화장지 등 우리 생활에 꼭 필요한 물질을 만드는 목재에서부터 물, 산소 등 인간 생명에 필수적인 간접적인 환경 공익재까지 그 혜택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러한 숲의 공익적인 경제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면 연간 약 34조6천110억 원에 달한다고 한다. 돈을 받고 파는 임산물을 뺀 공익적 가치만 따져도 한 해 동안 국민 한 사람마다 78만 원에 달하는 이익을 주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나라가 일년 동안 생산해내는 국민총생산의 10%에 해당한다.

숲은 가장 좋은 천연의 생산 공장이며 모든 나무 자원의 보물 창고다. 주택이나 가구에 사용되는 목재, 합판의 원료, 종이를 만드는 펄프의 원료, 여러 가지 나물, 버섯 같은 청정 채소류의 생산지이기도 하다.

또 숲은 거대한 산소공장과 성능좋은 공기 정화기의 역할을 해 주기도 한다. 잘 가꾸어진 숲 1ha는 연간 탄산가스 16t을 흡수하고, 12t의 산소를 방출하는 것. 한 사람이 하루에 0.75kg의 산소를 필요로 하므로 1ha의 숲은 하루에 44명이 숨쉴 수 있는 산소를 공급해 주고 있는 셈이다. 이같은 작용을 통해 숲은 산업화, 도시화로 인해 배출되는 막대한 양의 분진과 매연을 걸러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 1ha의 침엽수는 1년 동안 약 30~40t의 먼지를, 활엽수는 무려 68t의 먼지를 걸러낸다.

때로는 거대한 녹색 댐의 역할도 한다. 우리나라의 숲은 1년 동안 소양강댐의 10개와 맞먹는 양인 180억t의 물을 저장하는 거대한 녹색 댐이다. 게다가 숲은 물을 저장만 하는 것이 아니라 물을 맑게 걸러 주기도 하는데, 이는 나무와 흙이 숲에 내린 비와 눈을 깨끗이 여과시켜 주기 때문이다. 나무가 많은 산에서는 빗물의 35%가 지하수로 흐르는 반면 민둥산에서는 10% 정도만이 지하수가 될 뿐이며, 낙엽활엽수림의 땅은 나무가 없는 땅에 비해서 14배의 물을 저장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숲은 재해방지 센터가 된다. 나무뿌리와 크고 작은 풀, 낙엽, 부러진 가지들이 흙을 끌어안아 흙이 흘러내리는 것을 막아주는 숲의 토사유출 방지능력은 황폐지의 227배에 달하는 것. 이 때문에 산사태나 낙석, 홍수 같은 피해를 걱정할 필요도 없고, 온도조절능력과 강한 바람을 막아주는 효과도 있어서 우리가 살 수 있는 기후를 알맞게 조절해 주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숲은 야생동물의 보금자리가 되어 준다. 산짐승과 새와 곤충 등 온갖 동물과 미생물들에게 삶의 터전이 되어 주는 대신 숲은 이들로부터 나무가 필요로 하는 영양분을 얻고 있는 것이다. 숲의 생태계는 이렇게 서로 도우며 유지되고 있는 것이며, 이러한 숲의 생태계가 건강하게 유지될 때 온갖 생물의 보고(寶庫)가 될 수 있다.

숲이 주는 혜택을 앞으로도 계속 누리기 위해서는 지금처럼 숲을 망가뜨려서는 안 된다. 생명의 근원인 숲에게서 받은 혜택을 돌려주기 위해서라도 숲은 보호하고 가꾸어 나가야 한다.

윤기웅(대구생명의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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