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노조간부 친인척 채용.외부추천에도 인원할당

"부모가 무릎 꿇고 자식 취업애원·돈다발 건네"

기아차 광주공장 노조지부장 정모(44)씨가 광주공장 생산계약직 채용과 관련해 1억8천여만 원을 받은 사실을 간접 시인했으며, 검찰은 24일 정씨에 대한 신병확보에 주력하고 있으나 정씨 검거에 실패함에 따라 정씨가 이날 중 자진 출두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검찰은 정씨가 자진 출두하는 대로 긴급체포하고 돈을 받게 된 경위와 회사 측의 관련 여부, 노조지부에 할당한 규모, 받은 금품의 용처, 금품을 준 취업 청탁자의 규모 등에 대해 수사를 벌일 계획이다.

검찰은 또 광주공장 신규사원 채용시 이 공장 노조간부들의 친인척 및 지인 20~30%, 정치권 및 회사와 관련 있는 기관, 단체 등 외부추천으로 20%가량을 각각 할당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사실 여부를 확인 중이다.

검찰은 노조뿐만 아니라 일부 회사 측 직원들이 금품을 받은 정황도 포착하고 이에 대한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지난해 노조 간부의 친인척이 부당한 방법으로 상당수 채용됐고, 회사가 외부 청탁에 대해 인원을 할당해 사람을 뽑았다는 주장이 제기됨에 따라 이에 대한 수사도 함께 벌여 나가기로 했다.

◆금품수수 간접 시인=기아차 광주공장 노조지부장 정모(44)씨는 23일 7, 8명의 입사 희망자 친인척 등으로부터 1억8천여만 원을 받았으나 검찰수사가 진행되면서 받은 돈을 모두 돌려줬고 24일 검찰에 출두해 모든 사실을 털어놓겠다고 기아차노조 박홍귀 전 위원장과의 면담을 통해 밝혔다.

정씨는 이 면담에서 "한 취업 희망자 부모가 찾아와 2시간여 동안 무릎을 꿇고 청탁을 했고 신문지로 싼 돈다발을 놓고 가 어쩔 수 없이 받았는데 이런 일이 반복되면서 도덕적 불감증에 빠지게 됐다"고 털어놨다는 것.

검찰은 또 기아차 본사 인사담당이사와 감사담당 차장, 인사담당 과장, 광주공장 인사 담당관계자 등 5명을 소환, 부적격자 채용 경위 및 채용 비리 사전인지 여부, 다른 임직원의 가담 여부 등에 대해 조사했다.

◆노조간부 친인척, 외부인사에 일정인원 할당=검찰은 광주공장 노조 간부들이 신규사원 채용 과정에서 그들의 친인척 및 지인들을 20~30%가량 채용했다는 의혹과 관련, 일부 사실을 확인했다.

실제로 지난해 취업한 생산직 직원 K씨는 노조 간부의 친동생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은 또 생산계약직 채용에 노조와 회사뿐만 아니라 '외부 청탁에도 일정 인원을 할당했다'는 진술을 확보, 조사 중이다.

기아차 광주공장은 직원채용 규모가 클 때면 노조와 회사, 그리고 정치권 등 회사와 관계가 깊은 기관이나 단체, 개인을 위해 일정인원을 배려한 것으로 파악됐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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