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피습사건' 장기화 주민 갈등만...

경북 예천군체육회 황모 부회장 피습사건이 발생한 지 4주째가 됐으나 수사는 답보 상태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황씨에 대한 감정으로 인한 청부폭력일 것이라는 심증만 있을 뿐 범인은 윤곽조차 드러나지 않아 궁금증을 더해 가고 있다.

지역에서는 왜 이런 사건이 벌어졌는지 온갖 추측과 악성 유언비어만 난무할 뿐이다.

수사대상에 오른 사람들은 서로를 의심하는 기막히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주민들 서로가 못 미더워 하는 불신의 늪만 깊어가고 있는 것이다.

일부 주민들은 사건을 입에 담는 자체를 삼가하고 있다.

"사건이 빨리 해결 됐으면…"하는 좋은 의미로 사견을 얘기 했다가 용의자 취급을 받거나 범인을 은닉하려고 연막을 피운다는 등 '억장 무너지는' 오해만 받고 있는 터여서 더욱 그렇다.

경찰도 이번 사건을 처음부터 비중있게 취급했다.

잔혹한 범행수법과 여론의 파장, 그로 인한 주민 분열상 등을 고려해 조속한 범인 검거를 약속했고 의지도 비쳤다.

경찰은 현장 수색을 시작으로 지역내 범행 가능성이 있는 우범자를 비롯, 피해자 주변인 행적조사와 이들의 사건 당시 소재를 파악하기 위해 수천 회나 되는 휴대전화 발신지 추적 등 해 볼 것은 빠짐없이 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범인 검거에는 별다른 성과를 보지 못해 주위를 안타깝게 만들고 있다.

한 주민은 "피해자가 현직 군수와 친분이 두텁다는 사실 하나 때문에 이번 사건이 선거후유증 등으로 잠재돼 있던 파벌 다툼에 기름을 붓는 상황을 만들었다"며 조속한 해결을 바랐다.

또 일각에서는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조그만 시골동네에서 이런 끔찍한 테러가 일어났다는 사실 자체가 경악스러울 뿐" 이라며 "범인을 검거하지 못한다면 모방 범죄가 재발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며 수사장기화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다시 평온과 인화가 아우러지는 농촌 마을의 모습을 되찾고 어떤 이유에서든 테러만은 용납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하도록 경찰의 분발을 기대한다.

예천·정경구기자 jkgoo@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