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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도산서원'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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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에 물을 줘라." 퇴계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다. 추위 속에서도 어김없이 꽃을 피우는 지조와 절개 때문이었을까. 퇴계의 매화 사랑은 지극했다.

꼿꼿했던 선비문화가 그리워서 찾아간 도산서원. 정문에 들어서자 늘 퇴계 곁을 지켰을 그 매화 화분이 아른거린다. 퇴계가 심었다는 수십 그루의 매화나무도 남아있지 않다. 대신 선생이 유생들을 가르치던 도산서당 옆엔 키 작은 매화 몇 그루만이 꽃망울을 열고 있다. 분명 예전의 그 나무가 아닐진대 은은하게 풍기는 매향 만큼은 선비의 기품을 그대로 닮았다.

서당의 빛 바랜 기둥과 마루, 댓돌에서도 올곧은 선비의 체취가 묻어난다. 서당은 방과 마루, 부엌 등 3칸으로 조촐하다. 계단을 올라 도산서원 전교당 앞에 섰다. 서재로 쓰였던 박약재와 홍의재, 광명당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들 또한 단정하면서도 검소하다.

대강당 마루에 올라앉아 본다. 봄바람에 매향이 그윽하고 그 매향에 선비들의 글 읽는 소리가 실려온다. 안동은 매화의 지조와 절개를 닮았다. 매화를 좋아했던 퇴계를 닮았다. 고집스레 유교문화의 전통을 지켜왔다. 선비들의 전통문화가 오롯이 남아있는 안동. 그 중심엔 퇴계와 도산서원이 있다. 안동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고택들조차도 퇴계의 흔적들이다. 안동의 유교문화는 퇴계와 그의 제자들이 주도해왔기 때문이다. 유성룡의 병산서원, 김성일의 의성김씨 종택, 광산김씨 종택과 예안향교 등.

안동지역엔 남아있는 서원, 서당만도 40곳이 넘는다. 대쪽처럼 살았던 선비들의 체취는 서원에서, 고택에서 봄볕에 묻어나온다. 선비정신이 아쉬운 요즘, 안동을 다시 찾아야 하는 이유다.

글·박운석기자 stoneax@imaeil.com

사진·박노익기자 noik@imaeil.com

사진: 도산서원을 찾은 관람객들이 도산서당 앞에서 문화유산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서원 전체가 내려다보이는 이 풍경은 1천 원짜리 지폐에 나오는 그림으로 서원 오른쪽 산자락에서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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