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속의 한자-신라 선덕여왕

唐太宗(당태종)이 送畵牧丹三色紅紫白(송화목단삼색홍자백)과 以其實三升(이기실삼승)한대 王(왕)이 見畵花曰(견화화왈) 此花定無香(차화정무향)이리라. 仍命種於庭(잉명종어정)하여 待其開落(대기개락)하니 果如其言(과여기언)이라.……當時群臣啓於王曰(당시군신계어왕왈) 何知花蛙二事之然乎(하지화와이사지연호)하니 王曰(왕왈) 畵花而無蝶(화화이무접)일새 知其無香(지기무향)이라.

당태종이 붉은색, 자주색, 흰색의 세 가지로 그린 모란꽃 그림과 그 씨앗 세 되를 보내오니 왕이 그 꽃 그림을 보고 말하길 "이 꽃은 정녕 향기가 없다." 명을 내려 씨를 뜰에 심도록 하여 그 꽃이 피고 지기를 기다리니 과연 그 말과 같았다.……이때 여러 신하들이 왕에게 여쭈었다. "어찌 꽃과 개구리의 두 가지 일이 그러할 줄 아셨습니까?" 하니, 왕이 말하길 "꽃 그림에 나비가 없어 그것이 향기가 없음을 알았다."

위의 일화는 선덕여왕(善德女王)의 지기삼사(知機三事) 중 첫 번째 이야기로, 《삼국유사》에 기록되어 전한다. 당태종이 선덕여왕에게 나비가 없는 꽃 그림을 보낸 것은 배필이 없는 왕을 놀리는 것으로, 그로 인해 꽃에 향기가 없음을 알았다고 한다. 또한 당태종 역시 세 가지 색의 꽃을 보내 신라에 세 여왕 즉 선덕, 진덕, 진성이 나올 것을 예견했다고 한다.

선덕 여왕은 신라의 첫 여왕으로 신라 27대 왕이며, 성은 김(金)이며 이름은 덕만(德曼)이다. 남달리 총명하고 지혜로워 16년 동안 어진 *政事(정사)를 베풀었는데, 세 가지 일을 미리 알았다는 지기삼사(知機三事)로 유명하다.

둘째 이야기는 한겨울에 개구리들이 며칠 동안 우는 소리를 듣고 적병이 숨어 있음을 안 일이다. 영묘사 옥문지에서 한겨울에 수많은 개구리들이 모여 사나흘 동안 울어댔다. 나라 사람들이 괴이하게 여겨 왕에게 물었다. 왕은 급히 각간 알천과 필탄 등에게 *精銳(정예) 병사 2천 명을 이끌고 서둘러 서쪽 *郊外(교외)로 가서 여근곡을 물어보면 그곳에 틀림없이 적병이 있을 테니, 습격하여 죽이라고 말하였다. 두 각간이 명을 받고 나서 각기 1천 명을 거느리고 서쪽 교외로 가서 물었더니 부산 아래에 과연 여근곡이 있었고, 백제 군사 500명이 그곳에 숨어 있었으므로 그들을 에워싸서 죽였다. 백제 장군 우소는 남산 고개 바위 위에 숨어 있었는데, 포위하여 활을 쏘아 죽였다. 또 후원병 1천200여 명이 왔지만 역시 한 명도 남김없이 모두 죽였다.

셋째는 왕이 죽을 날을 예언하고 묘의 위치를 지정해 준 일이다. 왕이 병도 없을 때인데 모든 신하들에게 어느 해 어느 달 어느 날에 죽을 것이니 나를 도리천 가운데 *葬事(장사)지내라고 했다. 신하들은 그곳이 어디인지 몰라 물으니 낭산의 남쪽이라 하였고, 그 달 그 날에 이르러 정말 왕이 죽었다. 신하들은 왕을 낭산 남쪽에다 장사지냈고, 그 후 10년이 지난 뒤 문무대왕(文武大王)이 왕의 무덤 아래 사천왕사(四天王寺)를 지었다고 한다. 현재 사천왕사는 터만 남아있으며, 경주에 가면 선덕여왕릉과 함께 볼 수 있다.

자료제공 : 장원교육 한자연구팀

▨ 한자풀이

*蛙(와)개구리, 仍(잉)인하다, 群(군)무리, 啓(계)여쭈다, 蝶(접)나비

*政事(다스릴 정, 일 사) : 정치에 관한 일. 행정에 관한 일

*精銳(자세할 정, 날카로울 예) : 여러 사람 가운데서 골라 뽑은 뛰어난 사람

*郊外(성 밖 교, 바깥 외) : 도시나 마을 주변의, 들이나 논밭이 비교적 많은 곳

*葬事(장사지낼 장, 일 사) : 예를 갖추어 시신을 묻거나 화장하는 일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