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왜 自社 아파트엔 살지 않을까?

주택 사장 대부분 타사 아파트 거주…"민원 때문?"

주택건설사 사장은 가급적 자기 회사가 지은 아파트엔 살지 않는다.

2월 20일 법정관리를 신청한 영남건설(주) 배대순 사장이 대구 수성구 수성동4가 수성'보성'타운 89평형에 살다가 어디론가 이사를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세간에서는 "왜 자기 회사가 지은 아파트에 살지 않았는지"에 대해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자기 회사가 지은 최고 아파트에 살고 있을 것'이란 일반적인 생각과는 달리 대구의 주택건설사 사장들은 대부분 타사가 지은 아파트에 살고 있다. 자사 아파트에 사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는데, 그나마 마케팅 목적으로 입주했거나 아는 둥 모르는 둥 조용히 사는 경우였다.

(주)태왕의 권성기 회장은 아들 권준호 사장과 함께 대구 남구 대명동 단독주택에 살고 있다. 자사가 지어 대구 최고 분양가를 자랑했던 수성구 황금동 '태왕' 아너스아파트에 살 것이란 생각을 뒤엎는 것이다.

한라 윤회주 회장은 수성구 지산동 '청구' 호반아파트 49평형에 살고, 아들 윤창진 기획실장은 수성구 파동의 '동신'아파트 30평형에 전세살이를 하고 있다. 보국건설 남병주 사장은 수성구 범어동 가든하이츠(청구) 아파트 68평형에 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백종합건설 강준 회장은 수성구 황금동 '화성'파크뷰 50평형대에, 동화주택 김길생 사장은 수성구 수성동 신세계아파트(우방) 60평형대에 둥지를 틀고 있다.

다만 화성산업 이인중 회장이 동구 중대동 전원주택형 고급빌라인 '화성' 그린빌 67평형에 1999년부터 살고 있다. 분양 당시 미분양 물건이 많자 판촉차원에서 회장이 직접 입주했다. 동생인 이홍중 사장 역시 자사가 1989년 건설한 수성구 지산동 녹원맨션 61평형에 17년째 살고 있다. 또 서한 조종수 사장은 1993년 분양받은 수성구 범어동 두레맨션(서한) 49평형에 살고 있다.

이 밖에 외지서 와 타향살이(사택)를 하고 있는 유림건설 이무용 사장은 동구 효목동 '태왕' 메트로시티아파트 20평형대, 우방의 박명종 총괄부사장은 동구 방촌동 '우방' 강촌마을 20평형대에 살고 있다.

주택건설사 사장들이 자사 아파트에 살지 않으려는 것은 각종 민원에 직접 대면해야 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다. 어느 아파트 할 것 없이 입주 초기에는 하자가 봇물을 이뤄 집단민원으로 발전할 수밖에 없는데 입주민 개인이나 입주자회 또는 비상대책회의 등에서 밤낮으로 몰려와 하자보수나 보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아예 이를 피하자는 것이다. 황재성기자 jsgold@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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