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한 나무뿌리도 잘라내지 않고 영양분을 계속 주면 살릴 수 있습니다.
"
대구시 동구 각산동 (주)화진택시는 직원 60여 명 중 절반 가량이 장애인이다.
장애인들은 운전기사뿐 아니라 사무실 경리, 정비사까지 화진택시의 든든한 버팀목이다.
19일 오후 화진택시 차고지. 이곳서 만난 서정배(72) 사장은 활기찬 목소리로 장애인기사 예찬론을 폈다.
그는 "장애를 가진 기사들은 대부분 조심스럽게 운전하고 성한 사람들보다 더 성실히 일한다"면서 "불쌍하다거나 사회적 의무를 실천하려고 그들을 고용했던 것이 아니고 회사 경영에 도움이 돼 계속 고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진택시는 1981년 서울 기독교방송국에서 일하다 언론 통폐합으로 그만둔 서 사장이 창업한 회사다.
87년 부인과 함께 찾아와 일자리를 부탁하는 장애인 박모씨를 처음 고용한 뒤 그의 성실성에 반해 장애인들을 계속 고용해오고 있다.
처음부터 지금의 화기애애한 회사 분위기가 조성됐던 것은 아니다.
정상인 운전기사들이 장애인들을 '병신' 취급해 마찰이 빚어졌고 장애인 기사들에게 오토차량을 배당하자 불만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서로 한 조가 돼 교대근무를 하면서 각자의 사정을 이해하는 사이로 발전했다.
이직률이 높은 택시업계에서 1, 2년 만에 회사를 옮기는 경우가 다반사지만 이 회사에는 뿌리를 내리려는 사람들이 많다.
불편한 다리를 이끌고 7년째 택시를 몰고 있는 최건철(53)씨도 그 중 하나다.
최씨는 "아버지뻘인 사장님이 직원들에게 반말하는 경우를 못 봤고 사고를 낸 뒤에도 조심하라는 말만 할 뿐이라 오히려 기사들이 미안해 한다"면서 "'화진귀신'이 될 때까지 이곳에서 일하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서 사장의 경영모델은 유한양행. 그는 "사원 모두 회사의 주인"이라며 "투자는 내가 했지만 이 회사가 뿌리내리려면 직원이 함께해야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서 사장은 2003년 '장애인고용 촉진대회'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채정민기자 cwolf@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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