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진이 제대혈(탯줄혈액) 줄기세포로 성인 백혈병 환자를 치료하는데 성공했다. 차병원 제대혈은행 조혈모이식 연구팀(최영길.오도연.백진영.정소영 교수)은 제대혈 줄기세포를 이용해 50대 백혈병 환자 이모(56.여)씨와 노모(49.여)씨를 치료하는데 성공했다고 3일 밝혔다.
자신의 탯줄을 보관했다가 백혈병이나 암치료 등에 다시 사용하는 제대혈 이식기술은 현재 선진국을 중심으로 골수이식을 대신해 널리 사용되고 있으나, 1개의 탯줄 혈액에 들어있는 세포 수가 적어 지금까지 소아들에게만 사용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는 그동안 제대혈을 성인에게도 사용하기 위해 2개 이상의탯줄혈액을 동시에 이식하거나 제대혈의 회수율을 높이는 등의 방법이 시도됐으나임상에 적용되지는 못했다. 의료진은 이번에 제대혈의 회수율을 기존 75%에서 90% 이상으로 높임으로써 수술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수술 당시 환자의 몸무게는 이씨가 58㎏, 노씨가 54㎏ 이었다.
이씨의 경우는 2004년 11월 급성 골수구성 백혈병으로 진단받은 뒤 조직적합성항원(HLA)이 일치하는 골수를 찾지 못해 애태우다 지난 5월 제대혈 이식수술을 받았다. 이식 후 40일만에 백혈구가 정상 생착됐으며 90여일이 지난 현재 양호한 경과를보이고 있다는 게 의료진의 설명이다.
노씨는 2002년 12월 백혈병 진단 후 4차례에 걸쳐 항암치료와 자가 조혈모 이식수술을 받았으나 실패한 후 6월에 제대혈 줄기세포를 이식했다. 이 환자는 이식 후 20일째 성공적인 백혈구 생착이 확인됐으며 56일째를 맞은이날 현재 건강한 생활을 하고 있다고 의료진은 덧붙였다.
오도연 교수는 "제대혈 이식은 기존 골수이식에 비해 면역 거부반응이 현저히적어 조직적합성항원이 한두 개 일치하지 않더라도 이식이 가능하다"면서 "제대혈을이용한 백혈병 치료길을 연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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