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적으로 문화부 기자의 경우는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공연 기사의 경우에는 그 단체가 보내 온 자료에 준하여 기사를 쓴다. 그러나 대다수의 공연 단체는 보도된 신문을 접하고는 만족스럽지가 못하다. 이유는 다양하다. 지면이 작다거나, 실린 위치가 한쪽으로 치우쳐 있다거나, 때로는 날짜가 거의 임박해서 내용이 실린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담당기자와 가까운 단체에 대해서만 잘 실어준다는 오해도 한다.
나 역시 이런 불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그리고 한 발짝 더 나아가서 기자들을 만나면 스스럼없이 이런 말을 해댔다. "연습장에 한번 가 보세요. 직접 눈으로 보고, 기사를 작성해야지. 당신 이름으로 나가는 기사인데, 어떻게 보지도 않고 자료만 받아서 내 보낼 수가 있어요? 만일 그 공연이 불량식품이어서 관객이 보고 실망을 한다면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입니까?"
그래서 어리석은 한 기자가 이런 나를 책하듯이 무모한 도전을 했다. 직접 연극공연에 배우로 참가한 것이다. 연출자와 나는, 배우로서의 그를 몰아세웠다. "관객은 표를 사서 공연을 보러 오는 사람들이다. 당신은 기자가 아니라 배우다. 최선을 다해서 후회 없는 무대가 되도록 해야만 한다. 자, 처음부터 또 다시…."
마침내 막은 오르고, 어리석은 그 기자는 혼신을 다한 배우가 되어서 관객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받으며 신문사로 돌아갔다. 그는 이제 다시는 무대로 돌아오지 않겠지만, 누구보다도 연극을 사랑하는 기자가 될 것이다. 그리고 그의 이 무모한 도전은 아름다운 추억이 되어서 대구연극사의 한 페이지에 가을 나뭇잎처럼 영원히 끼워져 있을 것이다.
(극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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