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민주당, 민주노동당이 소집한 연말 임시국회가 12일 한 달 회기로 시작했지만 한나라당이 등원을 거부, 첫 날부터 파행되고 있다.
국회는 이날 재정경제위원회, 문화관광위원회 등 3개 상임위와 특별위 전체회의 및 소위를 열어 정기국회에서 마무리짓지 못한 주요 계류법안 등을 심의키로 했다.
하지만 한나라당이 임시국회 전면 보이콧을 선언, 임시국회는 첫 날부터 삐걱대고 있다.한나라당은 사학법 개정안의 본회의 강행 처리에 반발, 사학법 개정 무효화 등의 조치가 있기 전까지 상임위와 본회의, 예산결산특위의 새해 예산 심의 등에 응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에 따라 이날 재경위 소위와 전체회의, 문광위 법안소위, 예산결산특위 계수조정소위는 우리당과 민주당, 민노당 등 3당 의원들만이 참여한 가운데 열리거나 아예 열리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창환기자
▨느긋한 열린우리당-"협상은 하되 큰 양보는 없다"
열린우리당은 임시국회에서 한나라당과 협상하되, 민감한 사안은 제외한다는 입장을 정했다. 한나라당이 끝까지 국회를 보이콧할 경우를 대비해 군소정당과의 연대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정세균 당 의장은 12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집행위원회의에서 이번 정기국회를 '절반의 성공'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한나라당이 얼토당토않은 이유로 국회를 보이콧했는데 상임위 소위가 표결했다고 해서 국회 본회의를 보이콧한 적은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며 "책임 있는 정당이 국회를 볼모로 해서 엉뚱한 주장을 하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정 의장은 11일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여야 간 절충 조율할 일이 있으면 상식선에서 얘기를 듣고 풀어가야 한다"면서도 한나라당이 강력히 반대하고 있는 종합부동산세 등 8·31 부동산정책에 대해서는 "절대 양보 못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부동산정책은 흥정의 대상이 아니다"며 "후퇴도 없고, 야당과 절충을 시도하거나 다른 것과 바꾸는 일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나라당을 원내로 불러들이기 위해 협상은 계속하지만 협상 대가로 한나라당이 만족할 만한 큰 양보는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그는 "헌법상 12월 2일에 처리하게 돼 있는 예산안 처리 기일을 넘기고 정기국회 마지막 날도 넘겼는데 (한나라당이)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이는 내년도 나라 살림살이를 포기한 것"이라고 한나라당을 공격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격앙된 한나라당-"무효 투쟁…의사일정 올 스톱 "
열린우리당의 사학법 일방 통과에 대해 한나라당은 격앙된 분위기를 보였다. 국회 의사일정을 전면 보이콧하고 '사학법 무효투쟁 및 우리아이지키기 운동본부'를 중심으로 장외투쟁 계획까지 마련 중이다. 12일 최고위원회의는 이 같은 분위기를 여실히 보여줬다.
박근혜 대표는 "이제부터 당의 모든 회의와 당무를 사학법 무효투쟁 및 우리아이지키기 운동본부가 추진하는 계획을 집중 점검하는 방식으로 할 것"이라며 "지도부부터 비장한 각오로 임해줄 것"을 주문했다. 강재섭 원내대표는 "오늘부터 모든 국회 의사일정은 올스톱한다"며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주류 측에 이견을 보였던 원희룡 최고위원도 "여당이 일방적으로 힘을 과시하는 듯한 방법으로 (사학법을) 강행처리한 것은 협상과 의회정치의 상대로 야당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모든 책임은 열린우리당이 져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나라당이 이처럼 강경 드라이브에 나선 것은 정국운영에서 여당에 더 이상 밀려서는 안 된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우리당이 정기국회 마지막 날 물리력을 동원하면서까지 사학법 통과를 강행한 것은 정국 장악용이 분명한 만큼 이를 미연에 차단하지 못할 경우 향후 정국 주도권 회복은 물건너 간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사학법 통과를 반대하는 종교·교육계를 의식한 측면도 있다. 사학법 통과 후 이들 반대세력의 대여 비판과 공세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발을 뺄 수는 없다는 현실적 측면이 작용했다.
그러나 새해 예산안과 부동산 관련법, 민생관련법 등 산적한 현안을 두고 한나라당이 강경입장만 고수할 수는 없다는 내부 의견도 있어 이번 주 중후반 이후 모종의 타협안을 찾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상곤기자 lees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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