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국장이 보글보글 끓기 시작하자 콩알들이 춤을 춘다. 후각을 자극하는 구수한 냄새가 식욕을 확 끌어당긴다. 여는 집처럼 투박한 뚝배기에 끓여 내 놓은 것이 아니라 전골냄비에 청국장과 갖은 재료를 소담스럽게 담아 고객이 즉석에서 끓여 먹게 한다. 청국장 집이라고 굳이 시장 통이나 후미진 곳에 있으란 법이 없다면 버젓이 대로변에 식당을 냈다.
대구 수성구 범어동 MBC네거리에서 동부정류장 쪽으로 약 100m지점에 최근 새로 문을 연 청국장 전문점 '옛날 사람들'. 상호보다 청국장 전문점이란 글씨가 더 크다.
이 집에선 12시간 동안 물에 불린 콩을 2개의 커다란 가마솥에서 4, 5시간 삶는다. 그런 다음 가게 한 켠 숙성실에서 짚과 함께 40℃로 이틀간 숙성시킨다. 이렇게 하면 청국장 고유의 콤콤한 냄새는 줄어들고 대신 맛과 향은 최상의 상태가 된다. 주 재료인 콩은 강릉농협 농산물유통센터와 연간 계약을 맺어 공급받은 순수 국내산.
띄워낸 청국장은 고춧가루와 구운 소금을 밑간을 하고 찧는 흉내만 낸 뒤 새송이, 팽이버섯에 두부, 호박, 무, 청양고추를 첨가해 손님상에 낸다. 이 때 전골냄비에 불을 당긴 후 채소만 살짝 익으면 바로 먹는 것이 좋다.
그렇게 해야 청국장의 영양소 파괴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콩이 통째로 들어 있어 씹히는 맛도 구수하다. 되도록 많은 콩을 먹게 하기 위해 간도 짜지 않고 심심하게 한다. 서너 가지의 나물을 담은 대접도 같이 제공돼 식성에 따라 밥을 비벼먹게 배려했다.
또 알이 굵은 콩을 선별해 만든 두부는 색깔이 투박해도 맛은 옛 맛 그대로이다. 호박, 부추, 고추 등 채소와 된장을 구워낸 장떡이나 물가자미 무침회를 안주 삼아 주인이 빚은 찹쌀 동동주 한 주전자이면 추위도 거뜬히 이겨낼 정도이다. 청국장 6천원, 고추장떡 8천원, 촌두부 8천원, 동동주 한 주전자 8천원.
문의:053)755-16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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