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이 침착하면서 무표정한 얼굴로 포수 조인성과 사인을 주고 받은 뒤 묵직하면서도 꿈틀거리는 구질의 가운데 높은 직구를 던지자 회심의 스윙에 나선 일본의 다무라 히토시는 공을 맞추지 못하고 타석에 쓰러졌다.
16일 오후 미국 애너하임 에인절 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전에 마무리 투수로 나선 오승환은 숨막히는 승부를 삼진으로 끝맺었다.
오승환, 박진만, 진갑용 등 삼성 선수들이 한국의 무서운 질주를 이끌고 있다. 이날 오승환은 2대1로 아슬아슬하게 앞선 9회말 1사1루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입을 꼭 다문 표정으로 마운드에 오른 오승환은 대타로 나온 아라이 다키히로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 세운 뒤 다무라 히토시 마저 삼진으로 처리, 긴장으로 점철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승리가 확정됐지만 오승환은 특유의 침착한 표정을 잃지 않은 채 오른손을 한번 힘껏 움켜쥐었고 내, 외야와 더그아웃에 있던 선수들은 환호하며 마운드로 달려가 그를 얼싸안았다.
오승환은 14일 미국전에서도 마무리로 나와 볼 끝이 살아 움직이는 시속 150㎞ 안팎의 묵직한 직구를 앞세워 마지막 타자 치퍼 존스(애틀랜타)를 2루수 땅볼로 처리, 7대3으로 승리를 매듭짓도록 했다. 지난해 10승1패16세이브(방어율 1.18)로 신인왕에 오르며 한국시리즈에서도 마무리로 맹활약, 최우수선수로 선정됐던 오승환은 큰 무대에서도 전혀 주눅들지 않는 대담한 자세로 위용을 뽐냈다. 오승환은 19일 열리는 준결승에서도 마무리로 나서 한국의 질주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외신들로부터 '밀폐된 수비(airtight defense)'라는 표현을 들을 정도로 극찬을 받는 한국 수비의 중심에는 유격수 박진만이 있다. 일본과의 두 차례 경기에서 다이빙 캐치와 정확한 홈 송구로 외야에서 빛난 이진영(SK)과 함께 박진만은 한국의 내야를 이끌었다.
박진만은 1라운드 대만전에서 9회 2사 1,3루에서 안타성 타구를 그림같은 다이빙 캐치로 잡아낸데 이어 2라운드 미국과의 경기에서는 5회초 1사 1,2루 위기에서 상대 치퍼 존스의 타구를 그 자리에 주저앉아 잡아낸뒤 2루로 송구해 더블플레이를 성공시키는 등 매 경기 좋은 수비를 펼쳤다. 벅 마르티네스 미국 감독과 파킨 에스트라다 멕시코 감독 등은 박진만의 수비가 그들에게 패배를 안겼다며 극찬하기도 했다.
포수 진갑용은 조인성과 함께 안방을 책임지며 안정된 리드로 투수들을 이끌고 있고 투수 배영수도 구위를 가다듬으며 언제든 출격할 준비를 하고 있다. 김재걸은 대주자 등으로 나와 팀 플레이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투수 코치로 나선 선동열 감독과 함께 유중일 코치도 한국의 주루 플레이를 책임지고 있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