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방사광가속기가 1994년 준공 이후 10년만인 지난해 이용자 1만 명을 넘어서는 등 기초 및 응용연구 분야에 폭넓게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항가속기연구소와 과학기술부에 따르면 포항방사광가속기 준공 초기에는 방사광을 이용하는 국내 학자가 연간 70, 80 명에 불과했으나 2001년 이용자 수가 1천명을 넘어서면서 매년 25%씩 늘어 지난해 말 1만 명을 넘어서는 등 이용률이 크게 높아졌다.
이 같은 방사광가속기 이용도는 질적인 면에서도 좋은 결과를 낳아 방사광을 이용한 2편의 논문이 과학저널 네이처지의 커버스토리를 장식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2003년 9월 ㈜크리스탈지노믹스 조중명 박사가 포항가속기를 이용해 비아그라 포스포다이에스터레이즈 5의 복합구조를 규명, 네이처에 표지논문으로 실렸고, 지난해 10월에는 성균관대 김경규 교수도 B-DNA와 Z-DNA 접합 부위 구조를 포항가속기로 분석해 네이처 표지논문을 장식했다. 이후 포항가속기를 이용한 각종 연구논문은 네이처를 비롯한 화학의 케미컬 리뷰, 분자생물학의 진 & 디벨로프먼트, 미국의 물리학회지 등 우수한 저널에 1천여 편 이상의 게재됐다.
과기부 기초연구지원과 김창우 과장은 "방사광가속기는 재료나 화학, 생명공학, 나노 및 첨단산업 연구에 이르기까지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연구 장치"라며 "특히 포항가속기는 지속적인 성능향상과 안정화의 노력에 따라 2000년부터 최근까지 가속기의 빔안정도(150㎛ → 5㎛)를 30배 이상 높여 실험 데이터의 신뢰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고인수 포항가속기연구소장은 "지난 10년이 방사광 이용분야의 양적인 성장을 이뤘다면 다가올 10년은 방사광이용자에게 새로운 연구 개척의 패러다임을 열어 나가야 한다."며 "펨토과학과 나노연구를 동시에 가능케 하는 제 4세대 방사광가속기 개발에도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msnet.co.kr
▷빔 안정도: 방사광 빔의 방향이 동작 시간에 따라서 초기의 상태로부터 변동하는 양 또는 비율. 5㎛이면 지극히 안정적인 상태를 의미한다.
▷포스포다이에스터레이즈 5(PDE5)= 인체내 효소의 하나. 비아그라 성분과 제대로 결합할 때 최대의 효과를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펨토과학= '펨토'는 '1천조분의 1초'를 의미한다. 과학자들은 1천조분의 1초 정도의 짧은 순간에 원자·분자의 세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아내는 데 도전하고 있다. 화학 반응 등 에서 분자들이 어떤 식으로 원자나 전자를 주고받는지 등 과정 하나하나를 밝혀내는, '펨토초' 사이의 일을 탐구하는 것을 펨토과학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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