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스를 넘지 못해 너무너무 아쉽지만 정말 잘 싸웠다"
24일 오전 열린 독일월드컵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인 스위스전에서 국가대표팀이 비록 2대0으로 패했지만 열띤 응원전을 펼친 붉은악마들은 태극전사들에게 아낌없는 찬사와 격려를 보냈다.
경기가 열리기 5-6시간 이전부터 20만명에 가까운 대구지역 붉은악마들은 모두 붉은 티셔츠에 태극기를 들고 대구 두류공원야구장과 대구월드컵경기장,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엑스코 앞 등 거리 응원장소로 모여 응원전을 준비했다.
비슷한 시각 경북지역에서도 포항역광장과 포항종합운동장, 구미시민운동장, 영천시민회관 등 각 자치단체 등이 마련한 단체 응원장소에 수만명의 붉은악마들이 모여 응원전을 준비했다.
또 거리 응원장을 찾지 못한 사람들은 회사 동료 또는 친구들과 함께 일찌감치 대형 화면이 설치된 주점이나 찜질방 등에 자리를 잡고 축구를 주제로 이야기 꽃을 피우며 경기가 시작되기를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애초 이날 경기를 앞두고 장맛비가 예상돼 거리 응원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였으나, 비가 내리지 않고 때마침 토요일이어서 경기가 끝난 뒤 출근.등교를 하지 않는 직장인.학생의 참여가 늘면서 응원 참가자는 당초 예상보다 큰 폭으로 늘었다.
이 때문인지 6만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구월드컵경기장은 경기시작 1시간전에 붉은악마로 가득 찼으며, 경기장 앞 왕복 12차로의 도로를 포함해 주요 응원장소로 통하는 도로는 경기 1-2시간전부터 주차장으로 변해 극심한 체증이 빚어지기도 했다.
응원장소에 모인 붉은악마들은 각 방송사가 마련한 월드컵 관련 프로그램 등을 지켜보며 대표팀의 16강 진출을 위한 분수령이 될 경기가 한국팀의 승리로 끝날 것을 염원하며 밤을 새웠다.
특히 붉은악마들은 선발선수 소개에 지역 출신의 박주영과 김진규가 포함되자 더욱 크게 환호 했으며, 박주영의 본가 주변 주민들은 박주영이 우리 대표팀의 16강 진출을 결정짓는 견인차 역할을 하길 염원했다.
경기가 시작되자 12번째 태극전사들은 '대~한민국'을 외치며 태극전사들의 승리를 기원했지만 스위스팀의 센데로스 선수가 전반 23분께 선제골을 넣자 아쉬운 탄식을 쏟아냈으며, 일부 여성 또는 극도로 흥분한 붉은악마들은 허탈한 마음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러나 거리응원장에 모인 붉은악마들은 곧바로 '동점골'이 터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의 이름을 번갈아 부르며 응원의 열기를 더했다.
또 대구시내 각 대형 아파트 단지에서도 상당수 가구가 불을 밝힌 채 응원전을 펼쳤으며, 태극전사들의 멋진 플레이가 연출될 때마다 심야인데도 함성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시민들은 스위스팀의 반칙이 나오거나 석연찮은 심판의 판정이 이어질 때마다 경기 현장에 있는 듯 안타까운 마음에 야유를 하기도 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의 용광로같은 응원에도 우리 선수들이 동점골을 넣지 못하고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일부 시민들은 허탈.상실감에 젖기도 했지만, 태극전사들의 지칠 줄 모르는 불꽃같은 투혼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시민들은 16강 진출은 물거품이 됐지만 앞선 두차례의 경기에서 월드컵 해외 원정 첫승과 세계 최강급으로 꼽히는 프랑스팀과 대등한 경기를 펼친 것을 자축하며 응원장 곳곳에서 뒤풀이를 이어갔다.
국채보상공원에서 응원전을 펼쳤던 전미자(33.여.대구 북구 복현동)씨는 "불굴의 투혼을 보여준 태극전사들에게 아낌없는 찬사를 보낸다"며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 축구가 더욱 발전해 다음 월드컵에서는 더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기를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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