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입쌀 상륙 100일째…소비자에게 바짝 다가섰다

시판 100일을 넘어선 수입쌀의 밥상 공습이 현실화되고 있다.

시판 초기만 해도 국내 시장진입이 어려워 보였던 수입쌀은 정부가 '동네 쌀집'까지 공매 참가자격을 완화한 뒤 공매가가 하락세를 보여, 대구·경북을 포함한 국내 유통시장에서 기세를 떨치고 있다. 이를 틈타 수입쌀과 국산쌀을 섞어 파는 부정유통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2005년도 의무분으로 국내에 시판되는 수입쌀은 중국, 미국, 태국산 등 3가지. 농수산물유통공사 대구·경북지사에 따르면 2만 1천564t의 국내 전체 수입 물량 가운데 대구.경북에서 공매되는 물량은 4천192t. 태국산은 아직 없고 미국산 863t을 제외한 3천329t 모두가 중국산이다.

지난 4월 5일 첫 공매부터 5월말까지 시판 2개월간만 해도 공매량이 미미했던 수입쌀들은 6월들어 판매량이 늘기 시작했다. 미국산은 전량 창고에 잠자지만 중국산은 지난 12일의 공매를 끝으로 완전 바닥났다.

12일 공매에선 지금까지 가장 많은 1천6t의 중국산이 팔렸고, 물량이 바닥 나자 대구·경북 상인들은 부산, 서울, 경기 등으로 원정 공매까지 나서고 있다.

중국산 공매의 급증은 정부가 시판초기 수입쌀 공매량이 저조하자 지난 6월 5일 공매부터 일반 양곡업체까지 공매참가를 허가한 때문. 완화 전에는 전무했던 대구·경북 공매등록 업체가 15곳이나 한꺼번에 생겨났다.

중국산 강세에는 공매가 하락도 한몫했다. 농수산물유통공사 대구·경북지사에 따르면 20kg 기준 도매가격은 3만 2천 원(5월 말)에서 6월 말 현재 2만 8천 원으로 하락했다. 4만 원 안팎의 국산쌀과 1만~2만원 싼 탓에 경쟁력을 갖추고 시세차익도 만만찮은 것.

이에 따라 지난달 농산물품질관리원의 수입쌀 전면 점검때 중국산을 국산으로 둔갑시키거나 중국산과 국산을 혼합해 부정유통시키려던 6개 업체가 적발됐는데, 이 가운데 2곳이 대구 업체였다.

한 업체는 중국산 10t을 구매해 국산 표시 포장지에 새로 담아 인근 식당에 판매했고, 다른 업체는 중국산 6t을 국산 3t과 섞어 국산으로 재포장하려다 단속됐다. 시민단체들과 농민들은 "이번 부정유통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것"이라고 걱정했다.

대구 한 공매업체 관계자는 "유통업체들과 음식점은 손님들이 알아차리지 못해 국산과 맛이나 모양이 비슷한 중국산을 선호하고 시세차익을 노린 부정유통은 수입쌀 시대의 가장 큰 골칫거리가 될 게 분명하다."고 전망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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