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없이 뛰어들 직업이 아닙니다."
대구 수성구 한 논술전문학원의 새내기 강사 Y(28·여)씨. 지방 대학을 졸업하고 입시학원에서 2년간 일하던 그는 '논술 강사의 수입과 전망이 좋다.'는 학원가의 말을 믿고 지난 8월 현재의 학원으로 이직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정말 천차만별이예요. 고액을 버는 분들도 간혹 있지만 수입이 들쭉날쭉한 강사들이 더 많더군요." 보수는 철저하게 수업량에 비례한다. 학교 중간고사 때는 논술학원이 사실상 휴업에 들어가 고작 50만 원 가량을 받았다. 그나마 지난 달에는 학교 시험이 없고 수강생도 늘어 300만 원 조금 못 미치는 수입을 올렸다. 지난 4개월 중 가장 많은 액수다. 하지만 이달에는 기말고사 때문에 강사료가 줄어들 것 같다고 했다.
Y씨는 "정말 이 일을 좋아했기 때문에 견딜 수 있었다."며 힘든 논술강사 생활을 토로했다. 다른 학원 강사에 비해 육체적인 피로나 긴장도가 '중노동'에 가깝다는 것.
그는 지난 달까지 토·일요일에 각 2~3개 상시반 수업과 별도의 첨삭반 수업을 맡았다. 강의 시간은 하루 평균 9시간. 2007 대입 논술고사가 다가온 이 달부터는 평일에도 주3일 4시간씩 통합논술 강의를 더 하게 돼 오후 10시에야 수업이 끝난다. 퇴근 후에는 원고지와의 전쟁이 기다리고 있다. 학생들이 써낸 답안지를 첨삭해야 하기 때문이다. 첨삭 원고는 평일 8~10장, 주말에는 30장 가량. 장당 적어도 1천 자짜리다. Y씨는 "첨삭 시간은 한 장당 빠르면 30분, 길게는 1시간 넘게도 걸린다."면서 "처음에는 새벽까지 첨삭하는 일도 허다했다."고 웃었다.
그는 매월 한 차례씩 의무적으로 서울 본원에 연수를 간다. 첨삭 강연, 주제 강연도 들어야 하고 시범 수업도 직접 해야 한다. 시범 수업안을 짜느라 밤을 꼬박 새고 새벽에 KTX를 타기도 했다. "연수 강도가 장난이 아닙니다. 노력을 하지 않으면 바로 실력이 드러나고 수강생도 바로 등을 돌리는 게 바로 논술이예요."
Y씨는 "일은 고되지만 전망은 밝다고 생각한다."면서 "2008년 입시가 시작되는 내년부터 논술 수요가 더 늘어나지 않겠나"고 기대했다.
최병고기자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대통령실 "국민추천제, 7만4천건 접수"…장·차관 추천 오늘 마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