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은 멀리 있지 않았다. 하루 하루 억척스레 살아가는 우리 이웃들의 삶 속에 감동은 고스란히 녹아 있었다. 올해도 수많은 감동뉴스들이 독자들과 네티즌들의 눈물샘을 적셨다. 신문이나 방송, 인터넷을 통해 알려진 가슴 벅찬 감동뉴스 중에 몇 가지를 꼽아보았다.
◇ 두 할머니의 아름다운 기부
지난 8월 폐지를 수집해 평생 모은 돈 900만 원을 지체장애인을 위해 내놓은 수성구 두산동 정성란(82) 할머니와 홀로 살며 10여년간 모은 돈 5천만 원을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써달라며 내놓은 서구 비산동 이계순(73) 할머니. 폐지를 주워 팔아 하루 3천~4천 원 벌며 평생 점심 때 수제비만 먹으면서도 그것조차 사치라고 여기는 정 할머니는 1천만 원을 채우고 싶었지만 내일을 알 수 없는 나이 때문에 900만 원밖에 내지 못했다며 오히려 미안해했다. 행상 등을 하며 어렵게 살아온 이계순 할머니도 쪼개고 쪼개서 모은 돈을 내놓으며, 80세까지 학생들을 돕다 이후엔 재산을 모두 기부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 참기름 파워셀러
발가락으로 컴퓨터를 작동하며 어머니가 직접 만든 참기름을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성공적으로 판매, '파워셀러'(power seller)로 선정됐던 김천시 감호동 강동규(38'지체장애 1급)씨. 제 몸하나 가누기도 힘든 가운데 어렵사리 컴퓨터를 배워 세상과 소통하게 된 강씨. 하지만 인간 승리가 일부 언론에 보도된 뒤 오히려 강씨는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인터넷을 통한 참기름 판매 행위는 불법'이라는 김천시 통보를 받고 판매를 중단한 것. 안타까워하는 독자들과 네티즌들에게 강씨는 오히려 해맑은 미소로 이렇게 답했다. "세상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다는 사실에 큰 기쁨을 느낍니다. 다른 쇼핑몰 아이템을 물색하고 있으니 걱정마세요."
◇ 햄버거 아저씨
중증장애인에게 친절을 베푼 패스트푸드점 직원의 선행이 네티즌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대구 한 대형마트내 패스트푸드점 매니저 조현석(29)씨는 장애인 손님이 찾아올 때마다 햄버거를 손수 잘라 먹여주고, 휴대전화도 받기 편하게 들어주며, 나갈 때 문 밖까지 바래다 주었다. 이같은 선행 사진을 직접 찍은 네티즌 '진이'가 한 커뮤니티에 공개했고, 사진을 본 네티즌들은 "아름다운 모습이 정말 감동적이다", "아직 세상은 살만 한 곳 같다"며 훈훈한 감동의 스토리를 댓글로 이어갔다.
◇ 귀국 무대 선 피아니스트 이수미씨
14살때 38만 원과 추천서 한 장 들고 독일 유학길에 올라 온갖 역경을 이겨내고 2005년 독일연방 청소년 콩쿨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이수미(20). 지난해 본지를 통해 이 소식이 알려진 뒤 각계에서 도움의 손길이 이어졌고, 결국 지난 7월 꿈에 그리던 고국 무대에서 KBS교향악단과의 협연을 훌륭하게 치러냈다. 이씨는 "앞으로 더 열심히 공부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피아노로 나만의 음악 이야기를 여러분들께 들려 드리겠다."고 다짐했다. 네이버 검색창에 이수미를 치면 인물정보가 나올만큼 유명 인사가 됐다.
◇ 인간극장-사랑해, 기억해
지난 10월 방영된 5부작 '인간극장-사랑해, 기억해'(KBS 2TV)는 한 가정의 아내로, 두 딸의 엄마로 씩씩하게 살아오던 36세 김나연씨의 사연을 담았다. 3년 전 갑작스레 쓰러져 치매판정을 받은 그는 이제 혼자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어린아이가 돼 버렸다. 자기 이름은물론 소중한 가족에 대한 기억도 다 잃어버리고 말았다. 기억이 사라진 엄마 곁에서 하루에도 몇 번씩 '사랑한다'고 속삭이는 둘째 딸과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기억 못하는 아내를 지켜주는 남편의 이야기 속에 시청자들은 눈물 흘렸다. 이 프로그램은 시청률 조사회사 TNS미디어코리아 조사결과 전국 일일시청률 14.7%를 기록했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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