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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 한자락)말하기와 음악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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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둘째 성민이가 겨우 말을 시작할 때의 사진이다. 이땐 무엇이든 입으로 가져가 빨곤 한 것 같다.

'열 손가락 깨물어 봐라 다 아프지!' 부모님 말씀처럼 아이의 부모가 되고 보니 그 마음이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느껴진다. '음으으… 옹알이도 하고, 힘겹게 목을 가눠 달랑거리며, 어렵게 뒤로 뒤집고….'

아이는 이렇게 세상을 향해 한발 한발 내딛고, 부모는 매순간 신기함과 감사함으로 아이를 사랑한다. 혹 아이가 '으-음마'라고 말하면 '엄마' 라고 말한다며 모두 함께 모여 '다시 해봐'하며 귀를 쫑긋 세운 경험도 있을 것이다. 할아버지, 할머니, 부모, 형과 언니, 누나의 입장에서 아이가 처음 말을 하기 시작할 때의 마음은 기쁘기 그지없다. 나도 2004년의 이 사진을 보고 있으면 절로 웃음이 난다.

이처럼 아이가 처음으로 말하는 것은 국어(한글)가 아니라 말이다. 즉 우리말이다. 어느 누구도 "국어를 하네." 혹은 "한글을 하네."라고 하지 않는다. 그저 "말하네. 말한다."라고 표현한다. '말'이라는 표현 하나로 누구나 인지되고 이해된다는 말이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일상적으로 '국어를 한다.'라고 하지 않고 '말한다.'라 표현한다.

이 경우를 음악에 적용해 보자! 우리나라에서 음악이라 하면 무엇을 의미하겠는가? 상식적으로 보아도 당연히 '우리 음악'을 뜻한다. 또한 서양인들이 즐겼던 음악(서양음악)을 오히려 우리의 것(음악)과 구별하여 불러야 할 것이다.

그럼 우리의 현실을 둘러보자! '국어를 한다.'고는 하지 않지만 '우리 음악 하는 것'을 '국악 한다.'고 한다. 반대로 우리 음악과 구별되는 서양 음악 하는 것을 그냥 '음악 한다.'고 한다.

우리는 분명 우리말을 먼저 배우고 우리 음식(한식)을 먹으면서 자라지만 음악의 경우는 반대이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어린이들은 서양음악을 '음악'이라고 알고 먼저 듣고 노래하고 배운다. 지금의 기성세대도 그랬고 지금의 우리 아이들도 그렇다. 음악이라 함은 서양음악만을 의미하고 우리 음악은 음악과 별개의 국악이 된 것이다.

이런 사회 문화적 현실 속에서 우리 음악에 대한 관심은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생활하면서 듣는 음악부터 의식적으로 우리 음악으로 바꿔야 하는 것이다. 생활음악을 우리 음악으로 바꾸고 10년만 지나도 지금의 음악-국악 구분은 음악-서양음악으로 달라질 것이다.

김신표(대구동평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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