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사의 나라에서 인공스키장을 세워 유럽인들을 불러들이고 300만 평 규모의 테마랜드를 수십여 개나 만들어 전 세계를 상대로 장사를 하고 있는 두바이. 상전벽해 현장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세계 유일의 칠성호텔이 들어서고 인공섬, 마천루 빌딩 숲으로 국토가 개조되고 있는 두바이를 두고 일부 호사가들은 '21세기 인류 최대, 최고의 기적'으로 부르고 있다.
기업브랜드 분야의 대가인 존 퀼치는 "두바이는 너무도 독특해서, 지구상에 하나일 수밖에 없는 도시(국가)다."라고 찬사를 보냈을 정도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걸프만 중개무역도시에 불과했던 두바이가 중동과 아프리카를 아우르는 세계 굴지의 물류, 금융, 관광의 중심지로 변모하게 된 추동력은 어디서 나왔을까.
세이크 모하메드 국왕의 선견지명과 강력한 추진력에서 시작됐다. 그는 1970년대부터 석유 고갈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 대안을 모색하고 미래비전을 만들기 위해 수억 원대의 연봉을 주고 자국 출신 해외 인재나 해외 석학 2천 명을 불러들여 자문위원으로 활용했다.
모하메드 국왕은 그들에게 관광, 운송, 물류, 의료, 스포츠, 의학 등 모든 분야의 전략수립과 마케팅을 하게 하고 이들의 해외 네트워킹을 활용해 투자유치를 성공시키고 있다. 국왕은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쉽지 않은 사고의 전환과 개방으로 두바이를 엄청난 부의 도시로 탈바꿈시킨 것이다.
7월 1일로 김범일 대구시장이 취임한 지 1년이 된다. 김 시장은 '기업하기 좋은 도시, 경제살리기'를 제1의 시정목표로 삼고 경제·과학 관료들과 함께 숨가쁘게 달려왔다.
김범일호는 하지만 용은 썼으되 결과는 썩 만족스럽지 않다는 것이 안팎의 지적이다. 물론 대구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의 한계일 수도 있다. 정부 공모과제위주의 단발 사업, 기업인들의 사기를 높여주는 각종 지원사업 등에서 일부 성과도 냈다.
그러나 시민들은 대구의 중장기 비전이 무엇인지 감을 잡지 못한다. 혹평을 하는 이들은 한술 더 떠 큰 틀(중장기 비전)은 없고 단기과제나 실적에 급급해 우왕좌왕하다 1년을 보냈다는 따가운 지적도 하고 있다.
특히 대구시가 가장 목말라하는 기업유치나 외자를 끌어온 실적은 전무하다. 외지 기업이나 자본이 김범일 시장을 보고 역내에 들어오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김 시장이 고민할 것은 무엇인가.
모하메드 국왕처럼 대구의 비전을 제대로 만드는 것이다. 대구의 비전과 실행계획만 잘 만들면 구미에 부합하는 기업이나 자본이 저절로 찾게 될 것이다.
표와 여론을 의식해 각종 행사에 참여하기보다는 그 시간에 대구의 숨은 인재를 찾아 아이디어를 얻고 연구기관들과 머리를 맞대 대구의 먹고 살거리를 만드는 '큰 게임'을 할 때다.
대구의 인재들이 못한다면 외지 전문가들을 찾아다니며 지혜를 구하고 또 네트워크를 만들어 이들을 활용해야 한다.
'꿈에는 한계가 없다.' 두바이의 슬로건처럼 김범일호가 무한한 꿈을 꾸고 성취하려면 인재부터 찾아라.
이춘수 경제부 차장
댓글 많은 뉴스
[단독] '백종원 저격수'가 추천한 축제…황교익 축제였다
윤희숙 여의도연구원장, 국민의힘 새 혁신위원장
트럼프 '25% 관세' 압박에…한국, 통상+안보 빅딜 카드 꺼냈다
李대통령, 이진숙 국무회의 제외 결정…"공무원 중립의무 위반"
감사원 "이진숙 방통위원장 정치중립 의무 위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