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어린아이 감기, 치료 소홀땐 합병증 유발

'감기는 만병의 원인'이라는 말이 있다. 감기는 쉽게 걸리기도 하고, 적절히 관리하면 잘 낫기도 하지만 소홀히 하면 여러 합병증을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면역력이 떨어지고, 호흡기 등 각종 기관이 완전하게 성장하지 못한 어린 아이들은 자칫하면 '감기 합병증'으로 고생할 수 있다.

◆어린아이, 감기에 왜 약할까?

어린아이(초등학교 입학 전후까지)의 호흡기는 구조와 기능이 완전하지 않다. 어릴수록 미숙의 정도가 심해 사소한 감기에도 어른과 달리 심한 증상을 호소한다. 특히 3세 이하 아기의 경우 감기만으로도 호흡곤란 등의 심각한 증상이나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요즘처럼 건조한 날에는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감기는 바이러스에 의한 상부 기도의 감염. 이러한 감염은 정상적인 방어벽 역할을 하는 기도의 점막이나 상피세포를 손상시켜 2차적인 세균감염이나 합병증을 유발한다. 감기의 합병증으로는 중이염이 가장 흔하다. 또 경부 림프절염이나 부비동염, 인두 후부 및 편도 주위 농양, 눈 주위 감염이 있고, 알레르기 비염 또는 천식의 악화도 자주 나타난다. 후두염이나 세기관지염 및 폐렴 등은 감기 바이러스 자체에 의해 생길 수 있으므로, 합병증으로 보지 않는다.

◆중이염

중이염은 소아에서 호흡기 감염 뒤 발생할 수 있는 가장 흔한 합병증. 생후 6개월에서 2세 사이에 자주 나타난다. 중이염이 아기들에게 합병증으로 잘 생기는 이유는 큰 아이나 어른보다 면역 기능이 낮고, 귀와 목을 연결하는 유스타키안관의 구조와 기능이 미숙하기 때문이다. 누워서 지내는 시간이 많은 것도 원인이 된다. 증상으로 1세 미만에서는 발열, 보챔, 설사 등이 나타난다. 하지만 초기에는 절반 정도에서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감기 증상이 있는 아기가 열이 나면 고막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그러나 3세가 넘으면 귀가 아프다거나 드물게는 현기증과 청력장애 등을 호소한다. 중이염에 걸렸을 때는 안정과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다. 치료에는 진통 소염제와 먹는 항생제가 쓰인다. 고막 천공으로 인해 귀에서 분비물이 나오는 경우에는 귀에 넣는 물약을 사용하기도 한다.

◆세균성 인두염

편도를 포함한 목 주위의 감염으로 특히 A군 용혈 사슬알균이 흔한 감염균이며, 5~10세에 흔히 발생한다. 갑작스런 발열 및 목의 통증, 인두 부위의 점막에 분비물을 동반하는 발적(붉어지면서 부풀어 오름), 목 주위 임파절의 비대 및 압통(누르면 아픔)을 보인다. 기침과 콧물은 드물다. 사슬알균에 의한 인두염의 또 다른 합병증으로는 류머티스열과 급성사구체신염 등이 있다. 페니실린계 항생제로 10일 동안 치료해야 한다.

◆부비동염(축농증)

소아의 비강은 자율신경계의 미성숙으로 외부 자극에 불안정하다. 또 구조적으로 콧구멍이 좁을 뿐만 아니라, 구강 호흡으로 인해 비중격(콧구멍을 둘로 나누는 뼈와 연골부분) 발육의 기형도 잘 나타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감기만 걸려도 많이 불편하며 합병증도 흔하다. 부비동염은 코 주위에 분포하는 빈 공간에 염증이 생기는 것. 감기가 평소보다 심하거나, 10일 이상 지속되면 의심해야 한다. 목 뒤로 코가 넘어가는 '후비루' 현상이 있으면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90% 정도가 세균성이어서 적절한 항생제 치료가 필요하다.

◆인두 후부 농양 및 편도 주위 농양

인두 후부 농양은 3, 4세가 지나면 거의 없어지지만 편도 주위 농양은 5세 이후에도 문제를 일으킨다. 열이 나거나 입을 벌리기가 어렵고, 말하기가 힘들다. 목소리가 잘 안 나오고 침을 많이 흘린다. 심한 경우에는 뇌막자극증상을 보이기 때문에 뇌수막염과 잘 구별해야 한다. 수술을 통해 고름을 빼고 항생제로 치료한다.

◆목 주위 림프절염

목 주위 림프절이 염증으로 인해 커져 있으며, 압통과 발적이 한 곳에 국한돼 나타난다. 대부분 적절한 항생제 치료로 호전되지만 조직 검사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조직 검사는 원인 불명의 장기간 발열, 체중 감소, 야간 발한, 단단한 덩어리, 주위 조직과의 유착 등이 있을 때, 또는 2주일 이상 크기가 증가하고, 4~6주가 돼도 크기가 줄어들지 않거나, 8~12주가 돼도 정상 크기로 되지 않을 때, 그리고 새로운 증후나 증세가 나타날 때 한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도움말·이영환 영남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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