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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에서] 잊지못할 야영장 체험학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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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이란 낯선 환경에서 적응하기도 쉽지 않을 텐데 매년 잊지 않고 전화를 해주는 제자가 있다. 별명이 '투덜이'다. 그 제자는 평소 "왜 우리 조만 힘든 청소구역을 맡기느냐", "불우 이웃돕기 성금은 왜 내느냐", "가격에 비해 식당 반찬이 너무 형편 없다" 등 말이 많았다. 인연이 되려고 했는지 중학교 2학년 때 담임과 학생으로 만났는데 사소한 불만은 조금씩 있었지만, 애교로 넘겨줄 정도였다. 그러나 6월 야영장에 가서 사건이 생겼다.

교육청에서 지정한 청송의 야영장에서 체험 학습을 했는데, 입소식 후 짐 정리를 하자마자 훈련 교관이 얼차려로 학생들의 혼을 뺐다. 간단한 체조 후에 '좌로 굴러', '우로 굴러' 등 군대식 기합을 주었다. 학생들은 영문도 모르고 땡볕 아래 맨땅에서 기합을 받았다. 휴식시간에 화장실을 다녀온 학생들의 불만이 여기저기 쏟아졌다. 지저분함과 악취, 슬금슬금 기어다니는 구더기, 재래식 화장실에 여학생들은 경악했다.

화장실을 다녀온 한 명이 내게 다가와 "돈 내고 왜 이런 데 와서, 이 고생을 해야 하죠"라며 따지듯이 말했다. 바로 그 투덜이였다. 아버지는 교수, 어머니는 약사, 그야말로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남 부러울게 없는 넉넉한 집안의 형제 없는 외동딸이었다. 곱게 자란 투덜이에겐 생전 처음 겪어보는 문화적 충격이었을 것이다.

"아무래도 네가 생각한 체험학습과 달라서 무척 실망이겠구나. 체험 학습의 목적은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이야. 이 정도는 참고 견딜 수 있어야지!"

다른 학생들과의 형평성도 있어서 투덜이의 불만을 애써 외면했다. 고단한 하루가 마무리되고, 취침 시간이 되자 지친 학생들은 씻지도 못하고 잠에 골아 떨어졌다. 불침번을 서는데 보니 투덜이 혼자 숙소 밖을 자주 들락날락거리는 것이 보였다. 아무래도 친구들의 코고는 소리와 땀냄새, 불편한 잠자리 등 낯선 환경으로 인해 투덜이는 잠을 못 이루는 것 같았다.

새벽 5시였다. 승용차 한 대가 학교 운동장에 들어왔는데, 바로 투덜이의 부모님이었다. 학생들이 깨기 전에 조용히 아이를 데려가고 싶다고 했다. 학생도 부모도 밤새도록 잠을 못 잔 듯하였다. 부모는 거듭 '죄송합니다'를 연발했지만 나로선 참 난감했다. 학생을 그냥 보낼 수도 없고, 그렇다고 그 학생을 책임지고 데리고 있을 수도 없었다. 전적으로 학생과 학부모의 의지에 맡길 수밖에 없었다. 난 이런 상황이 무척 짜증나다 못해 화가 났다.

"데려 가십시오. 나중에 결혼하고서 하루 만에 못 살겠다고 하면 그때도 이러겠습니까"하고는 숙소로 들어가 버렸다. 나중에 다른 선생님께 들은 이야기지만 학부모는 내 말에 충격을 받았는지, 부부간에 의논을 한 후 그 학생을 불러서 무슨 말을 하더니 학생을 내버려 두고는 승용차를 타고 돌아가 버렸다고 했다. 혼자 남은 그 여학생은 야영에 적극 참여했다. 야영 이후엔 학교생활에도 변화가 있었다. 교우관계도 원만해졌고 불평도 없어졌다.

지금은 이국의 낯선 땅에서 유학생활을 잘하고 있으니, 청송에서의 체험활동은 투덜이의 삶을 변화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손삼호(포항제철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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