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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산나물 캐러 외할머니 댁 갈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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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긋한 꽃향기에 노래가 저절로 흥얼거려지는 봄이다. 이맘때면 나는 엄마, 아빠랑 외할머니 댁으로 봄나들이를 떠난다.

외할머니 댁은 대구에서 1시간 정도 걸리는 경북 고령이다. 아빠 차를 타고 고속도로를 달리는 동안 벌써부터 설렌다. 함박웃음으로 안아주는 외할머니와 반갑다며 꼬리를 살랑 흔드는 멍멍구가 너무 보고 싶어서다.

외할머니 댁에 가면 우리가 꼭 하는 일이 있다. 논두렁에 파릇파릇 돋은 쑥, 냉이, 달래, 씀바귀 찾아 캐기. 호미로 봄나물이 다치지 않게 '살살' 캐는 재미가 솔솔하다. 누가 많이 캐나 내기라도 하듯 모두 열심히 바구니에 봄나물을 주워 담는다. 직접 캔 봄나물을 먹는 재미 또한 즐겁다. 따뜻한 밥에 참기름을 듬뿍 넣어 무친 나물을 한 입 먹으면, 입안에 봄나물 특유의 향내가 가득하다.

우리는 완연한 봄의 경치도 놓치지 않는다. 산수유 꽃, 진달래꽃, 벚꽃 등 할머니 집 앞 산 어귀에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봄꽃의 아름다움은 말로 표현 못할 정도다. 향기와 경치에 흠뻑 빠져 있노라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멍멍구가 짖는 소리에 우리는 아름다운 도취에서 헤어나올 수 있다.

우리는 외할머니의 수고를 덜기 위해 딸기 따는 일도 돕는다. 빨갛게 잘 익은 새콤달콤한 딸기를 따는 일이 쉽지만은 않지만 외할머니를 조금이나마 돕는다는 생각에 조심스레 일한다. (사실 돕는 것보다 딸기를 한 입 한 입씩 먹다보면 몇 바구니 못 딴다.)

외할머니 댁은 나에게 재미와 즐거움을 주는 곳이다.

갓난아기 때부터 늘 부모님 손에 이끌어 간 외할머니 댁. 나에게 가장 멋진 봄나들이 장소다.

유경진(대구 달서구 용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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