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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전문화된 인문학의 폐해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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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의 즐거움/커트 스펠마이어 지음/정연희 옮김/Human&Books 펴냄.

인문학에 대해 이보다 무차별인 공격이 있을까? (위 주장은 물론 영어권 인문학만이 인문학이라는 전제에서 출발하고 있다는 점과 플라톤 이전의 일반 시민과 이후의 일반시민의 생활태도가 달랐다는 점을 배제한 오류가 있기는 하지만)

지은이의 저 오류는 의도된 오류다. 지은이는 대학에서 영문학을 가르치는 사람이다. 그가 인문학을 공격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그는 인문학 내부의 사람이다. 내부인으로서 내부인들에게 '이제는 변화하고 외부로 향하자'고 간곡히 호소하는 것이다.

지은이는 이론이 부상하면서 인문학이 텍스트에 몰두하게 됐다고 말한다. 이로써 인문학은 전문화라는 특권을 가지는 대신 고립이라는 대가를 치러야 했다. 더불어 텍스트 중심의 이론이 성행하면서 인간이 소외됐다. 게다가 어려운 용어, 전문적인 용어에 집착하면서 자기만의 공간을 강화했고, 대중과 소통도 끊어졌다는 것이다.

지은이는 인문학은 삶의 예술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여기서 예술이란 비평, 철학, 역사 같은 것이 아닌, 경험으로서 예술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을 위한 학문이 그 중심인 인간을 소외시켜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지은이는 '19세기 종반까지 인문학의 중요한 분야는 수사학과 고전학이었지만 한 세대라는 짧은 시간에 붕괴됐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고 말한다. 1, 2부로 나눠져 있는 이 책은 인문학의 전문화 배경과 그로 인한 폐해를 10가지 주제로 나눠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한다. 500쪽, 2만5천원.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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