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전 57년 신라 건국이후 천년의 왕조를 이어온 고도, 경주는 우리나라 전통문화유산의 보고로 세계적인 역사문화·관광·레저 도시를 표방하고 있다. 불국사·석굴암·산성지구 등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됨에 따라 도시 전체가 거대 노천 박물관인 경주는 214점의 국가지정 문화재가 오롯이 살아 숨쉬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인근 천북·외동·건천 등에서 생산되는 각종 농·특산물 또한 천년고도의 명성에 걸맞은 명품들이다. 외국산 먹을거리에 대한 불신이 점차 심화돼 가는 이 즈음, 경주 인근에서 생산되는 토종 농·특산물에 대해 알아본다.
▩흑찰향미
유기농 재배쌀인 흑찰향미는 질 좋은 벼 품종을 엄선, 화학비료나 농약을 전혀 살포하지 않고 잡초 약 대신 논에 우렁이와 유기질 퇴비를 투입해 재배하므로 최상의 미질과 밥맛을 자랑한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부터 친환경농산물유기재배인증도 획득했다.
이런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흑찰향미를 생산하는 동원농장에서는 철저한 품질관리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벼 이삭이 팬 후 45일쯤에 수확, 건조하며 생산자와 산지 같은 기본적인 정보 외 파종일에서 수확일, 농약과 비료 등 사용하는 농자재에 대한 날짜 기록을 의무화하고 있으며 이 정보를 소비자에게 그대로 공개하는 '농산물이력 추적관리'를 시행하고 있다.
흑찰향미 한 큰 술을 맵쌀과 섞어 밥을 하면 빛깔과 밥맛이 한층 더 좋아진다. 보관은 가능한 습기와 햇빛이 들지 않는 저온조건에서 하는 게 좋다. 동원농장(외동읍 말방리) 054)775-2166.
▩찰보리쌀
일반보리쌀처럼 미리 물에 불리거나 삶을 필요가 없고, 쌀과 함께 씻어 물을 조금 더 부어 밥을 지으면 차진 밥을 먹을 수 있다. 찰보리쌀은 겨울에 자라기 때문에 농약을 거의 사용하지 않은 저농약 곡물로 유기질 비료와 퇴비로 키워낸다. 농장직영 도정공장에서 도정하며 유통기한은 도정 후 2개월까지. 찰보리를 이용해 보리된장·보리고추장·보리차·보리국수·식혜 등을 만들 수도 있다. 냉장보관하는 것이 좋다. 건천미맥연구회(건천읍 금척리) 054)751-1919.
▩체리
경주의 체리 재배역사는 일제강점기 때부터 시작돼 지금까지 맥을 이어 오면선 전국 생산량의 70%를 담당하며 지역의 특산품으로 자리잡았다. 경주체리는 상큼하고 새콤달콤한 풍미가 뛰어나며 보통 5월 하순부터 6월 중순까지 출하한다. 경주체리연구회의 홍성태 대표는 3대째 체리농장을 가업으로 이어오며 생산과 기술 개발에 열정을 쏟아 고품질 체리를 생산하고 있다. 쉽게 무르기 때문에 냉장 보관해야 하며 생과용이나 체리주로 가공해 먹으면 더욱 좋다. 경주체리연구회(건천읍 화천리) 054)748-4005.
▩아카시아 꿀
색깔이 진한 털보양봉원 아카시아꿀은 다소 강한 쓴맛이 오래도록 입안에 여운을 남기면서 깊이 스미는 듯한 맛이 진미이다. 채취는 꿀의 성분에 변화를 주지 않으면서 품질은 높여주는 저온 농축기를 이용하며 수분함량도 18% 이하로 특유의 맛과 향을 유지하고 있다. 때문에 과당이 풍부해 서서히 결정되는 면도 있다. 직사광선을 피해 냉암소에 둬야 하며 더운 물에 타면 영양소가 파괴될 수 있어 한 번에 차 숟가락으로 떠 하루 3회 입에 머금어 녹여 먹는 것이 좋다. 털보양봉원(안강읍 육통리) 054)761-4777.
▩(주)농수원 산채김치
미래학자 엘빈 토플러는"세상은 이제 점점 '제3의 맛' 시대로 옮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제1의 맛인 소금, 제2의 맛인 각종 소스나 양념 맛에 이어 제3의 맛인 발효식품 시대를 예견한 것이다.
우리나라 대표적 발효식품 김치는 '세계 5대 건강식품'으로 선정될 만큼 우수한 영양적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경주의 (주)농수원은 토양을 살리는 농법과 맑은 공기, 깨끗한 자연환경에 자란 산채로 영양과 맛이 우수한 김치를 시판하고 있다. 산채김치는 800℃ 이상에 구워 다이옥신이 제거된 소금과 다시마·표고·새우·감초 등을 이용한 천연 조미료에 삼백초와 매실감미 효소를 과학적인 배합과 숙성을 통해 차별화한 김치이다.
제품은 주로 산채와 약초를 이용해 곰취김치·산도라지장아찌·민들레김치·당귀김치·왕고들빼기·산마늘김치·더덕장아찌 등 다양하다.
한편 (주)농수원은 부대휴양시설을 갖춰 자연체험·농장체험·문화체험 프로그램을 만들어 전통음식의 우수성 홍보에도 앞장서고 있다. 농수원(산내면 내일리) 054)751-7515.
▩소풀들장수쌀엿
소풀들장수쌀엿은 경주시농업기술센터, 경북기술원의 기술지도로 농촌 여성일감사업의 하나로 만들고 있는'내 고장 전통식품'이다.
고장의 부존자원과 농산물을 이용해 농촌 여성들이 대대로 이어오는 까다로운 전통방식에 따라 맛과 멋을 살린 먹을거리로 직접 싹을 틔운 엿기름과 지역에서 생산되는 쌀을 사용해 달지 않고 이에 들러붙지 않으며 부드러운 맛이 특징이다.
먼저 깨끗하게 씻은 쌀은 하루 정도 불려 고두밥을 만든 다음 보리로 싹을 틔운 엿기름과 잘 섞어 약 50℃에서 숙성과정을 거친다. 이후 원심분리기로 착즙한 당액을 5,6시간 가열하며 농축한 조청을 손으로 늘려 일정한 길이로 잘라 포장한 것이 소풀들장수쌀엿이다. 연중 출하로 고유의 뽀얀 색과 구수한 향이 있어 도시인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제품이다. 소풀들장수쌀엿(감포읍 전동리) 054)744-2564.
▩죽염선물세트
경주죽염은 15년의 제조 노하우를 바탕으로 천일염을 지리산 왕대나무에 넣고 황토로 봉합한 후 소나무와 송진을 이용해 1천℃~1천500℃의 고온에서 얻어낸 제품으로 동일한 과정을 9번 반복해 제품을 생산해낸다.
경주죽염은 건강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해 정성과 진솔성을 담아 만들어 내는 것을 슬로건으로 삼고 있다. 청애원(내남면 상신리) 054)746-5987.
▩행복두배즙
행복두배즙은 배꽃이 필 때부터 친환경무농약으로 재배한 후 배 100%로 저온살균처리방식 가공법을 적용, 맑은 즙과 향, 맛을 담아낸 제품. 무농약 품질인증을 받았고 방부제도 첨가되지 않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직사광선을 피하고 서늘한 곳에 둬야 하며, 차게 하거나 따뜻하게 데워서 마시면 된다. 이가원농장(현곡면 나원리)054)775-7312.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원장 탄핵 절차 돌입"…민주 초선들 "사법 쿠데타"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
5·18묘지 참배 가로막힌 한덕수 "저도 호남 사람…서로 사랑해야" 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