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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귀곡자:귀신 같은 고수의 승리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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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철 공원국 지음/위즈덤하우스 펴냄

적벽대전을 앞두고 조조가 방통을 만난다.

"무엇을 그렇게 고민하십니까? 혹시 병사와 말이 물에 적응하지 못할까 걱정이십니까?" 조조는 물론 그것이 걱정이다. "그러면 배를 서로 이어서 말과 병사들이 자유롭게 드나들게 하십시오. 그러면 마치 평지처럼 훈련하고 싸울 수 있습니다." 조조가 쉽게 넘어갈 리가 없다. 화공(火攻)을 당하면 전멸할 수가 있다. 방통은 태연하게 말한다. "지금 화공을 쓰려면 동남풍이 불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 겨울에 동남풍이 불 리 있겠습니까?"

조조는 그의 말을 믿고 배를 연결했다가 오군의 화공으로 적벽대전에서 참혹한 패배를 당한다.

겨울에도 동남풍은 분다. 그런데 방통이 본심을 태연하게 숨기는 배짱을 보이자 조조는 그만 넘어가고 만다.

여기서 교훈은 '상대의 외양을 통해 근심을 파악하고, 태연함으로 상대의 의심을 무너뜨린다'이다.

적벽대전을 앞둔 상황에서 주유와 손권, 방통과 조조, 그리고 제갈량과 손권의 대화를 보여주며 지은이는 '일과 관련된 사람의 진심을 파악'하는 비책을 세 가지로 정리하고 있다. 첫째, 상대의 말을 경청하라. 둘째, 상징과 비유를 써서 상대를 유도한다. 셋째, 먼저 자신의 기준을 세워라.

귀곡자(鬼谷子).

기원 전 5~4세기에 실존했다는 인물이다. 중국 전국시대 종횡가(縱橫家)의 비조(鼻祖)로 알려져 있다. 합종과 연횡으로 유명한 소진과 장의를 문하생으로 두고 천문과 수학에 정통했다. 귀신과 같은 선견지명으로 계략을 결정하는데 능란했다고 한다.

이 책은 그가 쓴 전략서 '귀곡자'에 제시된 '사람의 마음을 얻고 일을 성취하는 비결'을 소개한 책이다. 50여가지 고사(故事)와 100여명의 인물을 통해 일을 주도적으로 성취해 가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총론에서는 '나아가서는 반드시 이긴다'는 패합을 다루고, 일과 관련된 사람의 진심을 파악하는 '반응', 함께할 사람의 마음을 얻는 '내건', 틈이 작을 때 미리 제거하는 '저희를 준비단계로, 그리고 실행단계에서는 오합(형세를 살피고 기세를 탄다), 췌마(정보에서 상대를 앞선다), 비겸(상대를 높여 상대를 제압한다), 권(말의 힘으로 상황을 주도한다), 모(사람을 움직여 일을 성사시킨다) 등을 제시하고 있다.

유가에서 '세상을 어지럽히는 무서운 책'으로 홀대받았으며 한때 '위서(僞書)'로 알려지기도 했다.

'그가 기뻐할 때 욕망을 부채질하라' '상대가 몸을 떨면 그 두려움을 극대화시켜라' '상대가 품격 높다면 그가 가진 것을 모두 쓰게 하라' 등 책략이 구체적이고 강력해 자신은 읽지만 남에게는 권하기 싫은 책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288쪽. 1만5천원.

김중기기자 filmt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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