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의 소설을 읽는다는 것은 늘 묘한 흥분을 일으킨다. 그만큼 프리미엄을 갖고 있다는 뜻일 게다.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르 클레지오의 장편소설 '사막'이 출간됐다. '살아있는 가장 위대한 프랑스 작가'로 일컬어지는 그는 1963년 현대문명의 난폭함과 현대인의 정신적 공황을 다룬 '조서'로 데뷔했다. 1980년 발표한 '사막'은 그의 후기 대표작.
소설은 시대를 달리하는 두 개의 이야기를 병행하거나 교차하면서 진행된다. 하나는 프랑스 남부 마르세유의 교외 빈민가에서 이민자로 생활하는 소녀 랄라의 이야기이고 다른 하나는 20세기 초 서구 제국주의가 위세를 떨치던 때 사막민족이 와해되어가는 역사적 비극을 다루고 있다.
두 이야기는 편집상으로도 뚜렷이 구분하면서 따로 진행된다. 그렇지만 책을 다 읽고 난 독자들은 이 소설이 한 집단의 운명과 그 집단의 후예인 한 개인의 운명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소설은 '청색인간'으로 불렸던 사막의 용맹한 투사들의 피가 랄라를 통해 랄라의 아이에게 전해지는 것으로 막을 내리기 때문이다.
감각적이고 상징적인 문장은 이 소설을 웅장한 서사시처럼 느껴지게 만든다. 그래서 '사막'이 그의 수많은 소설 중 가장 아름다운 소설로 꼽히는 게 아닐까. 480쪽, 1만1천원.
박운석기자 dolbb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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