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KT-KTF 합병 결의…경쟁사 "시장독식" 강력 반발

국내 1위의 유선통신기업인 KT와 2위 이동통신사업자인 KTF가 20일 합병을 결의, 통신업계의 지각변동이 전망된다.

양사가 합병할 경우 KT는 연간 매출액 19조원, 당기순이익 1조2천억원(2007년 기준), 총자산 23조6천억원, 직원 수 3만8천여명의 거대 통신기업으로 변모한다. 양사의 합병은 SK텔레콤-SK브로드밴드, LG텔레콤-LG데이콤-LG파워콤 등 경쟁사들의 합병움직임을 가속화하는 촉매제로 작용할 전망이다.

◆'통신공룡' 탄생배경

KT가 이동통신 2위업체인 자회사 KTF를 합병하기로 결정한 것은 유선시장에서의 성장한계를 딛고 통신시장의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KT는 그동안 성장정체에 빠졌다. 시내전화 89%, 초고속인터넷 43%를 점유하고 있지만 무선전화 시장이 커지면서 시내전화 가입자가 감소세로 돌아서고 초고속인터넷 시장마저 한계에 부딪히자 내리막길을 걸었다.

2003년 민영화 이후 매출액은 12조원을 넘지 못한 채 한때 2조원을 넘던 순익은 매년 감소, 1조원을 밑돌기 시작했다. 순익 규모는 SK텔레콤에 추월당했다.

◆경쟁업체들 "합병 불가"

양사의 합병은 SK텔레콤-SK브로드밴드, LG텔레콤-LG데이콤-LG파워콤 등 경쟁사들의 합병움직임을 가속화하는 촉매제로 작용할 전망이다. 하지만 SK텔레콤 등 경쟁업체들은 KT-KTF의 합병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높이며 시내망 분리 등을 강도높게 요구하고 있다.

경쟁업체들은 KT와 KTF가 합병하면 국내 통신시장은 10여년만에 또다시 'KT 독점시대'를 맞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KT가 방송통신위원회에 KTF와의 합병을 위한 인가신청을 하는대로 탄원서 제출 등 본격적인 반대운동에 나설 것으로 보여, KT-KTF 합병 과정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SK텔레콤은 "KT와 KTF가 합병하면 전체 통신 가입자의 51.3%, 매출액의 46.4%(이상 2007년말 기준)를 독식하는 거대 통신사업자가 등장해 공정 경쟁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고 반발했다.

이춘수기자 zap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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