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나라 대구시당 내분 "곪은 게 터졌다"

한나라당 대구시당이 새해 초부터 내홍에 휩싸이고 있다. 지난 15일 단행된 대구시당 사무처장 인사에 서상기 시당위원장이 불만을 표시하면서 당직자 사이에서도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서 위원장은 이번 인사와 관련 '사전에 시당위원장을 비롯 지역의원들의 의견에 반하는 독단적인 인사였고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을 최근 중앙당에 전달한 바 있다.(본지 19일자 10면, 20일자 14면 보도)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일부 주요당직자들은 당내 화합을 저해하는 처사라며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당내에서는 지난해 서 위원장 취임 이후 당직자 인선 때마다 터져나온 불만이 위험수위에 달했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동안 대구시당은 지난해 8월 불발로 그친 시당 사무처장 교체 추진 과정에 이어 9월 시당의 여성, 청년, 홍보, 장애인위원회 등 10개 위원회의 신임 위원장 인선과 대변인단 구성 등 중간당직자 인선때마다 갈등이 끊이지 않았다.

시당의 한 당직자는 "시당내 위원장 선임에 이어 이번 사무처장 인사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시당위원장이 인사에 개입하고 있다"며 "사무처장 인사는 중앙당 사무총장의 고유권한이고 인선이 끝난 상태에서 이를 부정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얘기"라고 말했다.

자신을 친이측 인사라고 밝힌 시당의 한 당직자도 "서 위원장이 친박측 인사를 시당 사무처장으로 앉히려다 실패하자 이 같은 발언이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인선작업이 실패했으면 '꿩대신 닭'이라도 품어야 하지 않느냐"며 반발했다.

반면 친박측 인사들은 사무처장 인사에 대한 서 위원장의 이의 제기는 시당위원장으로서는 당연한 발언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구시당의 한 당직자는 "그동안 특정 계파 소속의 당직자들이 시당 운영을 좌지우지해왔다"며 "당의 인적쇄신을 위해 변화를 주는 것이 바람직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처럼 논란이 확산되자 서 위원장은 지역내 중진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등 수습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으나 이미 시당내 하위직으로까지 번진 내분을 봉합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지역정치권의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친이측 인사가 상당수 포함된 핵심당원 100여명이 22일 시내 한 식당에서 전임 이상학 사무처장 송별회를 준비하고 있어 이 자리에서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주목된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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