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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서 만나는 프랑스 현대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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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디자인의 대명사이자 브랜드가 된 세계적 디자이너 필립 스탁(Philippe Starck). 지난해 2년 이내에 은퇴하겠다고 선언하며 전세계 디자인계를 술렁이게 했다. 과연 공백을 누가 메워줄 것인가? 유럽에서는 이미 필립 스탁 이후 차세대 주자로 떠올랐지만 그의 그늘에 가려 국내 지명도는 다소 떨어졌던 프랑스 디자인 기대주들의 작품을 대구에서 만나게 됐다. 퐁피두센터의 기호와 형상, 안내판 디자인을 총괄했던 그래픽 디자이너 루디 보(53), 필립 스탁과 함께 작업하며 '제2의 필립 스탁'이라는 별명까지 얻은 마탈리 크라세(44). 아울러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프로젝트 작품들을 선보이며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는 신예 디자이너 그룹인 '5.5 디자이너스'의 작품 100여점을 대구경북디자인센터에서 30일부터 다음달 31일까지 선보인다. 전시회 부제는 '현대 프랑스 디자인의 주역들'.

전시장에 첫 발을 내딛는 관람객은 마탈리 크라세가 펼쳐놓은 숲으로 접어든다. 그녀는 2006년 파리시 선정 '올해의 디자이너 대상'을 받았으며, 현재 프랑스를 대표하는 가장 유명한 디자이너가 됐다. 건축 인테리어 작품 중 일부는 파리의 장식미술관과 뉴욕의 국립현대미술관에 소장돼 있다. 숲과 나무 컨셉을 이용한 로비 공간의 가구와 장식, 의자, 조명기구 등을 이번에 선보인다. 그루터기를 본 따 만든 소파는 22㎜ 두께의 베니어판으로 투박스레 만든 듯 하지만 인체 구조를 그대로 닮아 편안한 느낌을 전해준다.

숲을 빠져나오면 루디 보의 미로 속에서 길 찾기를 해야 한다. 루디 보는 퐁피두센터뿐 아니라 독일 쾰른-본공항, 프랑스 파리국제대학 및 리옹국제단지, 시네마떼끄의 안내판과 표식 체계를 디자인한 인물. 넓직한 갤러리 공간에 전시물을 기대했던 관람객의 예상은 전시장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무너진다. 마치 미로찾기를 하듯 꼬불꼬불 이어진 길 옆에 항아리가 잔뜩 놓여 있다. 항아리에 꽂힌 깃발은 갖가지 기호와 사진들로 채워져있다. "정보 장치가 완전히 사라졌을 때 맞닥뜨리는 불안과 공포를 풀어주는 것이 디자인"이라는 루디 보의 개념을 고스란히 살린 것. 마치 낯선 곳에 떨어진 여행자가 찬찬히 길을 찾듯이 루디 보의 안내를 따라가면 된다.

마지막 전시장은 '프랑스를 대표하는 실험적 디자이너 그룹'으로 불리는 '5.5 디자이너스'가 장식하고 있다. 29세인 뱅상 발랑제, 장-세바스티앙 블랑, 클레어 레나르와 28세의 안토니 레보세 등 동기생 4명이 만들었다.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고 외형적 디자인을 넘어 '소생'을 불어넣는 친환경적인 디자인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재생과 복제가 주 컨셉. 다리가 하나 부러진 의자는 이들 '수술 팀'에 의해 녹색 의족으로 새 생명을 부여받는다. 실제로 이들은 흰 가운을 입고 수술대 위에서 드릴과 실톱으로 작업한다.

한편 대구경북디자인센터는 다음달 13일 오후 2시부터 파리국립장식미술학교 교수인 루디 보의 '디자인 및 도시 아이덴티티'를 주제로 강연 및 세미나를 갖는다. 이번 전시회 입장료는 일반 6천원, 청소년 4천원이다. 053)740-0021~4.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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