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주 순흥·안정 삼국시대 고분군 훼손 심각

바느레고분
바느레고분'이 당국의 관리소흘로 봉분 한쪽이 움푹 들어가 있다.
동양대박물관 권순철 연구원이 방치된 고분을 가리키며 허술한 관리실태 등을 설명하고 있다.
동양대박물관 권순철 연구원이 방치된 고분을 가리키며 허술한 관리실태 등을 설명하고 있다.

삼국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1천여개의 고분이 밀집된 영주 순흥·안정면 등 10개 읍·면지역의 고분군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역 고분들은 남한에선 유일하게 고구려계 벽화 고분을 포함, 삼국시대 각국의 세력 관계나 생활양식을 보여줄 자료로 관심을 받았지만 도굴과 훼손으로 이미 원형을 잃은 상태다.

정밀 문화재 지표조사(2007~2009)를 한 동양대 문화재발굴보존학과 노대환 교수팀은 영주 순흥, 안정면 등 10개 읍·면에서 6세기 후반∼7세기 것으로 추정되는 고분 1천102개(92곳)가 밀집한 것으로 확인됐고 고분이 가장 많은 곳은 삼국시대 고구려계 벽화고분인 '순흥 어숙묘'(1971년·사적 238호)와 '순흥 읍내리 벽화고분'(1985년·사적 313호)이 발견됐던 순흥면(41곳 683개 고분)지역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인근 안정면도 고분군 23곳에서 248개의 고분이 발견돼 영주 전체의 67%에 달한다고 했다.

하지만, 지표조사를 통해 파악된 안정면 여륵리와 용산리 고분은 도굴되거나 폐농자재로 채워져 흉물스런 모습으로 방치돼 있었고 부석면의 한 고분은 도굴로 묘의 양쪽 벽이 없어졌고, 길이와 높이가 각각 15m, 2m에 달하는 순흥면 읍내리의 한 대형 고분은 도굴 갱이 보일 정도로 훼손상태가 심각했다. 순흥면 내죽리 바느레고분 역시 긴급 발굴 조사 당시 부분 복구했지만, 현재 봉분(封墳) 한쪽이 움푹 들어간 상태다.

이러다 보니 1천여개의 고분조사에서 나온 유물은 통일신라시대 것으로 보이는 귀걸이 1점과 조선시대 엽전 몇 개가 전부다.

동양대 노대환 교수는 "영주 일대 고분은 밀집도에서 세계적으로 손꼽힐 만하지만, 99%가 도굴당한 상태"라며 "발굴작업도 시급하지만 더는 훼손이 안 되게 고분 유적지로 지정,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향토사학자 박석홍씨는 "역사적으로 고구려와 신라가 접전했던 곳으로 두 나라의 문화가 접목된 '돌방무덤'이라는 독특한 형태의 고분이 남아 있는 곳"이라며 "발굴작업에 착수하면 유물이 나올 가능성도 충분하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문화재청은 고분 발굴을 포함한 비지정 문화재에 대한 재정지원이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으며 영주시도 예산과 전문인력이 부족, 당장 발굴조사를 하기는 어렵다는 견해를 보였다.

시 관계자는 "시의 재정자립도가 20%에 불과해 문화재청의 지원 없이는 발굴하기가 어렵다"면서 "지표조사 결과를 토대로 고분 주변에 알림판을 설치해 고분들을 보호하겠다"고 했다.

영주·마경대기자 kdma@msnet.co.kr

사진=1.'바느레고분'이 당국의 관리소흘로 봉분 한쪽이 움푹 들어가 있다.

2.동양대박물관 권순철 연구원이 방치된 고분을 가리키며 허술한 관리실태 등을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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