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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학의 시와 함께]슬픈 게이(채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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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에 너의 두 눈

내 눈을 빼고 그걸 끼운다.

코와 입 귀를 지우고

너의 코와 입 귀를 덮는다.

머리카락을 뽑고

너의 머리카락을

씌운다.

내 얼굴은 사라지고

거울 속에 비친 네 얼굴

웃는다 너처럼.

너무나 생생한 예전의 너의 미소

그걸 흉내낸다.

내 생각이 너의 생각이도록

반복하고 반복한다.

너를 연기하는 배우가 아냐.

네가 되어 너의 삶을 살아가는거지.

몸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정신을 담은 그릇으로서의 몸이 아니라 몸의 정신성에 주목하는 작품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럴 경우 몸은 그 자체로 정신이기도 하다. 채호기의 시 와 스파이크 존즈의 영화 의 유사성은 타인의 몸을 빌린다는 것이다. 시와 영화의 결말은 모두 우울하다. 자기 몸의 일부를 타자의 것으로 부품 교환하듯 바꾼 화자는 그러나 타자의 삶을 어정쩡하게 유지하고 있다. 경계가 없다. 영화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타자이면서 자기 자신인 삶의 삐걱거림이란 다시 말하면 우리가 얼마나 욕망/타자의 욕망에 사로잡혀 있는가 하는 것이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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