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와 닭이 날고 있다.
웰빙 열풍을 타고 오리 소비량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구제역 파동까지 겹치면서 소고기, 돼지고기 대체재로 오리고기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오리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가 하면 품귀현상마저 빚어지고 있다. 덩달아 닭 수요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6일 오전 11시 50분쯤 대구 동구 동촌유원지 오리식당가. 가게 주차장마다 만차다. 155㎡ 남짓한 실내에 펼쳐져 있는 수십개의 테이블에도 손님들로 가득 차 콩나물시루를 이루고 있다. 이곳 종업원은 "구제역 파동 이후 오전 11시 30분부터 손님이 몰리기 시작해 오후 3시까지 이어진다"며 "예약 없이 찾았다가는 기다리기 일쑤"라고 말했다.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 국내에서 팔린 오리고기는 1천600만마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었다.
홈플러스 대구 칠성점 장준철 과장은 "웰빙 바람과 구제역 파동이 맞물리면서 오리고기를 찾는 손님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며 "가족단위 나들이가 잦은 이달 말까지는 오리고기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오리고기에 대한 폭발적 수요 증가는 가격 상승에 이어 품귀현상마저 빚고 있다.
지난해 5월 생오리 공급가격이 7년 만에 8천500원(1천200g 기준)에서 9천원으로 오른 데 이어 지난달 중순에는 1만~1만2천원까지 뛰었다.
대구 수성구에서 오리집을 운영하는 김인주(51)씨는 "오리 가격이 크게 오른 것도 문제지만 웃돈을 주고도 물량이 달려 오리고기를 구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훈제가공오리는 아예 구경조차 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닭고기 역시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고 있다. 대구 북구 칠성시장에서 20년간 생닭집을 운영하고 있는 이순연(47·여)씨는 "2년 전 조류인플루엔자가 유행했을 때는 하루 한두명의 손님을 받기도 힘들었는데 요즘처럼 장사가 잘 되긴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닭 가격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당 닭고기 가격이 8천100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7.3% 올랐다. 최근 3년 동안 가장 비싼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
한국양계협회는 "올 초 추운 날씨 때문에 생장이 좋지 않아 하락세를 보인 닭값이 구제역으로 소비 확대와 가격 오름세로 돌아섰다"며 "5월 행락철이 겹치고 6월 월드컵 특수까지 발생하면 수요가 더욱 늘어나 당분간 가격이 높게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사진·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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