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안전망'(社會安全網·social safety net)이라는 게 있다. 개인이 직장을 잃고 실업자가 된 뒤 노숙자 같은 사회적 무기력층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정부가 최소한의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주는 제도를 일컫는다. 보다 더 넓은 의미로는 사회보장과 같은 뜻으로 노령·질병·실업·산업재해 등 사회적 위험으로부터 모든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가리킨다. 우리나라에서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실업자 수가 급증하면서 사회안전망을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하지만 재원 부족 등의 문제로 우리의 사회안전망이 그다지 튼튼하지 못한 게 현실이다. 갑작스런 실직이나 질병, 사고를 당한 상황에서 사회안전망 혜택을 입지 못해 삶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것이다.
1999년 발족한 이후 2005년 전면 개편된 대구시 동구 도평동 민간사회안전망추진위원회.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이웃돕기 등에 발벗고 나서는 등 지역 사회에서 사회안전망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장재수 위원장을 비롯해 위원들이 십시일반의 뜻과 행동을 통해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데 솔선수범하고 있는 것이다.
도평동민간사회안전망추진위(이하 민안망)는 실직 가정, 재난 가정, 불우이웃 등에 대한 긴급구호 활동, 일자리나누기 활동, 문화복지 지원 활동, 의료지원 및 성금·품 모금활동, 자원봉사활동 등에 힘을 쏟고 있다. 2004년 6월 당시 동장을 맡고 있던 최주원 대구시 농산유통과장이 사회안전망 활성화를 위해 지도층 인사 및 뜻이 있는 분들을 방문해 36명으로부터 위원 참여 승낙서를 받았다. 이렇게 해서 2005년 1월 도평동사무소에서 발대식이 진행됐다.
개편 이후 민안망 활동이 비약적으로 늘어났다. 1999년 발족 이후 2004년까지 6년 동안 이웃돕기 성금 기탁액이 878만6천원으로 일 년 평균 164만4천원, 집행액(지원액)이 577만8천원으로 일 년 평균 96만3천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2005년 전면 개편 이후 2010년까지 6년간 성금 기탁액은 5천283만8천원이며 일 년 평균 880만6천원으로 개편 전보다 5배 증가했으며 집행액(지원액)은 4천667만3천원에 일 년 평균 777만8천원으로 8배가량 증가했다. 현재 성금 적립금도 876만원으로 개편 전 300만8천원보다 약 3배가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와 같이 민안망에 성금 기탁자 및 기탁 금액이 증가한 것은 위원 1인당 매년 성금 10만원을 기탁하여 매년 일정액 이상 성금이 적립되는데다 여기에 동참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덕분이다. 독거노인 등에게 요구르트 지원 배달사업 추진으로 건강 증진과 함께 문안 인사를 통해 위급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계기도 마련했다.
장재수 민안망 위원장은 "위원들의 활동상황이 지역에 널리 알려지면서 지역민들의 이웃돕기 관심 증가와 함께 성금품 기탁 분위기가 조성되어 개인은 물론 각급 단체들의 이웃돕기 운동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관음사 지우 주지 스님 경우 2005년부터 2010년까지 매년 200만원씩 모두 1천200만원을 기탁해 저소득층 가구 학생 장학금 또는 어려운 이웃돕기에 사용하고 있다. 또 도평동새마을협의회와 새마을부녀회는 2004년부터 2010년까지 매년 도평동의 평안을 기원하는 정월 대보름 지신밟기 행사를 개최하여 그 수익금을 매년 기탁하고 있다. 지금까지 612만원을 기탁했다. 동구 불로동 및 도동 소재 해서새마을금고에서도 2005년부터 2010년까지 361만4천원을 기탁했다.
장 위원장(도동 햇빛촌 참가자미 회식당 대표)은 민안망 활성화를 위해 2005년부터 현재까지 410만원의 성금 기탁과 함께 추진위 운영회의 식대 250만원 상당을 지원하기도 했다. 장 위원장은 "민안망 활동으로 지역 내 어려운 이웃돕기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며 "희생과 봉사정신 발휘로 어려운 이웃에게 따뜻한 온정을 베풀어 더불어 살아가는 아름다운 사회를 만드는 데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이대현 사회2부장 s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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