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홍철칼럼-지방도 잘 살 수 있다(33)] 천안함'연평도 사건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

'부자와 거지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 싸움이란 쌍방에게 물적'심적 피해를 주기 때문에 두 사람 모두 패자(敗者)가 되겠지만, '많이 가진 부자'가 더 많은 것을 잃게 되는 것은 분명하다.

3월 26일 북한군에 의한 천안함 침몰사건으로 우리의 사랑하는 장병 46명이 순직하였고, 11월 23일에는 무차별적인 연평도 포격으로 해병장병'민간인의 사상자가 다수 발생하였다. 지금 남한 국민 모두는 언제 또 이런 일이 벌어질지 불안해하고 있다.

도대체 우리를 이렇게 괴롭히는 북한은 우리에게 누구인가? 1945년 해방과 함께 남한에는 자유민주국가가, 북한에는 공산국가가 수립되면서 남북이 갈라졌다. 남북이 UN에도 별도로 가입하고 있기 때문에 공식적으로는 별개의 나라라 할 수 있겠지만, 북한주민은 엄연히 우리 민족인 만큼 남북한은 언젠가는 '통일 대한민국'으로 하나가 되어야 하는 운명에 있다.

남북이 분단된 지 60년을 지나는 동안 남한은 88서울올림픽'월드컵축구대회를 개최하였고, 11월 초에는 G20정상회의까지 주관함으로써, 이제 선진국 대열에 들어설 정도로 부강해졌다. 반면 북한은 주민들이 기아선상에서 헤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고 통치자는 3대(代)째 권력세습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의 형제자매인 북한주민들이 굶주리고 있으니, 우리의 마음도 아플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DJ'노무현 정권 10년 동안 쌀'비료 등 각종 물품과 현금까지 퍼주었다. 하지만 소수 특권층의 호화생활과 핵무기 개발에 탕진하고 말았다. 2008년 이후 남한에서 지원을 줄였더니, 벼랑 끝에 선 그들은 잃어봐야 본전이라는 생각에서 '불장난'을 시작하고 있다. 이렇게 '망나니 형제'를 둔 우리 대한민국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앞으로 예상되는 북한 군부의 각종 도발에 대비해서 우리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일'이 무엇보다도 급선무이다. 북한정권과의 어떠한 타협도 의미가 없다는 것이 확실히 판명되었다. 미국이나 중국은 한반도의 평화나 대한민국의 미래를 걱정하기보다는 동북아지역의 패권확보가 주목적이다. 그동안 우리는 돈 좀 벌었다고 으스대면서, 우리를 지키는 일에는 등한시하였다. 내 나라, 내 국민은 내가 책임지고 지켜야 한다. 우선 해이해진 군의 기강부터 바로 잡고, 전력을 증강시키고, 외교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외교'국방정책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할 것이다.

한편 바깥의 적과 싸울 준비도 중요하지만, 우리 내부의 적은 더 무섭다. 1960년대 이후 산업화과정에서 싹트기 시작한 친북좌파세력들이 버젓이 활개를 치고 다니는 것을 우리는 '자유'라는 이름으로 간과해 왔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는 '빈부 격차' '대기업과 중소기업 격차' '수도권과 지방간의 격차'라는 3대 양극화 현상이 지속적인 국가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다. 문제는 이들 양극화 현상이 날로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낡은 이론의 친북세력들이 3대 양극화 현상을 더 이상 부채질하지 못하도록 국가운영의 틀을 근본적으로 바꾸어야 한다. 앞만 보고 달리는 기차처럼 '효율과 성장'에만 매달릴 일이 아니다. 대기업만 성장하고, 수도권만 잘 살고, 소외계층에게 시혜성 돈 몇 푼 준다고 해서 선진국이 될 수 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부유층'대기업'수도권이 각성해야 한다. 이들이 소외계층'중소기업'지방과 함께 진정으로 마음을 나누는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 때만이 국민화합은 가능하고, 그동안 허약해진 국가의 기초도 튼튼해질 것이다.

면적 11.8%에 불과한 수도권에 인구의 절반, 제조업의 57%, 중앙행정기관의 84%, 공기업 본사의 85%, 조세수입의 71%, 100대 기업 본사의 92%, 연구개발비의 63%가 몰려 있다. 북한군부가 입버릇처럼 떠들어대는 '한방에 불바다'로 우리의 국가기능이 마비될 수도 있다는 것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지금 우리의 수도권은 북쪽으로부터의 위협에 직면해 있고, 남쪽의 안전장치는 허약해지고 있다. 수도권 집중으로 규모의 경제를 통해서 돈을 많이 벌면 지방도 스필오버 효과(spillover effect)로 언젠가는 잘살게 될 터이니 '참고 기다리라'는 어리석은 경제학자들의 논리를 언제까지 신봉할 것인가? 북한한테서 수없이 속고, 처참하게 당하면서도 "인천공항 하나면 충분한데, 영남권 신공항이 무슨 소용이냐?"는 말을 계속할 것인가? 외부의 침입자도 막아야겠지만, 내부의 결속을 다지는 일도 못지않게 중요하다.

대구경북 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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